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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by 이서진

<프롤로그>


겉으로 보이는 그녀는 별 일 없이 괜찮아 보였다.

그러나 때때로 그녀의 감정은 쉽게 무너졌다.

그녀와 아무 관계가 없는 지나가는 아이가 울거나 사람들이 그녀에게 한 의미 없는 말들에 쉽게 상처 받고

못난 울음을 터뜨려 주위 사람들을 당황시켰다.

우는 모습이 예쁘다면 그나마 봐 줄만 했겠지만, 그녀가 우는 모습은 말 그대로 못났다.

‘앙’하는 소리에 입을 포함한 얼굴 근육이 비대칭적으로 찌그러져 그녀도 남들 앞에서는 죽어도 울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마음속으로 울고 겉으로는 웃으며 지내게 됐다.


그래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어떤 감정선을 건드리는 일이 터지면 그게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괜찮지 않다.


그녀에게는 마음 깊이 숨겨져 있는 응어리를 폭발시킬 수 있는 ‘한 없는 울음’이 필요하다.


그녀는 스스로 실컷 울고 다시 태어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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