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제 자리로!

by 이서진

아프고 미안한 것 외 정신없었던 시간이 지났다.

MRI를 찍고 수술을 하고 마취약에 취해

헤롱헤롱 하다가 다시 진통제에 어질어질...

인간이 동물이었다는 걸 일깨워주는

몸에 꽂힌 관들과, 수술부위의 통증도 괴로웠지만 제정신을 못 차리게 만드는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이 불쾌했다.

어지러워하면 괜히 병에 지는 것 같아서

진통제를 끊어봤다.

'요놈 봐라'는 듯이 더 심해진 통증!


열흘 정도 주어진 약과 몸의 반응에 충실했다.

조금씩 정신이 드는 것 같더니

다시 산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다.

입원 중 내 곁을 늘 지켰지만,

집에서 보니 괜히 더 반가운 남편!

엄마가 돌아와 좋다며, 이제야 우리 집 같다는

통통한 내 아들 둥이!




장마가 시작된 것 같았는데 잠시 멈췄는지

정신을 차리고 하늘을 보니 예전처럼 맑고 푸르다.

병실 창문을 통해 본 하늘보다 역시 내 집에서 바라본 하늘이 더 예뼜다.


내가 있던 이곳!

바쁘고 힘든 일상이 가득한 공간인 줄 알았다.

하지만 잠시 떠난 뒤 다시 돌아온 나의 자리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행복한 곳이었다.


이전 09화새벽마다 달리는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