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나는 홀로 몰두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잘했다. 몰두하면 시간이 가고,
시간이 가면 그곳으로부터 더 빨리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걸 알았으니까.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혼자 할 수 있는 일.
독서, 컬러링, 다림질, 글쓰기, 새벽에 혼자 걷기.
또 뭐가 있을까?
주기적으로 하는 책상 서랍정리, 옷장 정리, 아무도 보지 않는 카카오스토리에 일상 남기기, 감사일기 적기, 먼지 닦기, 빨래 개기, 다이어리 적기, 도서관에서 읽을 책 고르기 등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은 대부분 혼자 하는 일이다.
'잘한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혼자 하는 일은 대부분 평가를 받지 않는다. 혼자 하면 그만이니까.
그래서 다른 사람과 같이 할 때보다 자유롭고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다.
나 역시 홀로 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하고 꾸준히 하는데 왜 한 곳에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최은영 작가님의 글을 찬찬히 다시 읽어본다.
'몰두'라는 단어가 눈에 띄어 사전에서 찾아봤다.
몰두 : 어떤 일에 온 정신을 다 기울여 열중하는 것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그것에만 정신을 쏟아 집중하는 편인지 곰곰이 되짚어봤다.
아니었다.
세탁기를 돌리며 청소를 하고, 걸으면서 음악을 듣고, 다림질을 하면서 넷플릭스를 본다.
생각해 보니 나는 최근에 그 어떤 것에도 '몰두' 한 적이 없었다.
그저 옆에 누가 없으니 혼자 할 뿐이었다.
갇혀있다는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다!
한 가지 일에 정신을 쏟지 못한 것이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음악을 듣고 있으니.
이것저것 같이 하려다 보니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엉킨 것이었다.
한 가지만 생각하자.
운동할 때는 내 몸만 생각하고, 독서할 때는 책의 줄거리와 교훈을 되새기자.
아들과 놀 때는 집안일을 멈추고 아들과 눈을 맞추며 그의 마음에 귀 기울이자.
생각 자체는 허상이지만 집중할수록 눈에 보이는 성과가 되어 나온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을 자신만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만드는 것은
이제 당신이 얼마나 몰입하느냐에 달려있다.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몰입에 이르는 단계를 하나씩 실천한다면
누구든 성공과 행복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 황농문 교수, <몰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