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서진 May 02. 2024

책에 파묻히고 싶다.

책을 읽고 싶다. 

소설책으로 가득 쌓인 곳에서 혼자, 며칠을 지내고 싶다. 

책, 소설, 글 그리고 나. 그 외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파묻혀 살고 싶다.


펼쳐서 읽기만 하는 책을 나는 왜 항상 읽고 싶어 하는 것일까. 

하루에 몇 페이지는 읽는데도 책과 이별한 사람처럼 항상 책이 그립다. 

종이책의 바스락거리는 느낌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전자책의 느낌이 매일 그립다.


내가 독서를 충분하게 못하는 이유를 대자면, 

업무가 많아서, 청소를 해야 돼서, 초등학생 아들을 돌봐야 돼서, 세탁기를 돌리고 다림질도 해야 돼서, 잠을 자야 돼서, 밥을 먹어야 돼서, 잠은 자야 되니까, 화장실에서 볼일도 봐야 해서, 유튜브 영상도 봐야 되고 친구와 카톡도 해야 되니까, 친정엄마와 드라이브도 해야 되고 남편과 대화도 해야 되니까.


아들이 다니는 학교 공지사항을 확인하고 학원 수강료도 입금해 줘야 되고, 화분에 물도 줘야 되며, 재활용 분리수거도 해야 되고, 자동차 세차도 해야 되고, 마트에서 시장도 봐야 되고, 계절 바뀔 때마다 옷장 정리도 해야 되고, TV에 수북하게 쌓인 먼지도 닦아야 되며, 베이킹소다로 싱크대 청소도 해야 되니까.


위에 적은 모든 것들 때문에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짓말이다. 구차한 변명들.

자질구레한 일상, 변명거리들을 싹 다 헤 치운 후 책에 빠져보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