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엄마는 잘 때 제 발이 없으면 잠을 잘 수가 없데요.
참, 제가 아직 엄마랑 같이 잔다는 건 절대 비밀이에요! 그리고 2학년 형아가 됐는데도 엄마와 같이 자는 건
순전히 엄마 때문이에요.
엄마는 저를 너무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제가 없으면 잘 수가 없데요.
엄마가 잘 때까지 제가 토닥토닥해 줘야 된다니까요!
어제 본 E.T나 귀신이 무서워서
혼자 못 자는 건 절대 아니랍니다.
그런데 엄마는 저를 꼭 안고 누웠다가도
잠이 들려고 하면
저 밑으로 내려가 제 두 발을 얼굴에 비비며 잠들어요.
뽀뽀도 하고 조물조물 시원하게 주물러 주기도 해요.
나) 엄마는 내 발이 그렇게도 좋아?
엄마) 응! 엄마는 우리 둥이 발이 없으면 잠이 안 와~ 오동통하고 조그만 게 너무 귀엽잖아!
나) 엄마는 내 얼굴도 귀엽다면서 왜 볼이랑 입술엔 뽀뽀를 안 해?
엄마) 응, 엄마도 둥이 통통한 볼에 뽀뽀를 마구마구 하고 싶은데, 엄마 입 속에 병균이 너무 많아서 둥이에게 옮길까 봐 무서워. 그래서 살짝 발에만 뽀뽀하는 거야.
나) 괜찮은데, 그냥 뽀뽀해줘~!
엄마) 안돼~ 엄마는 둥이 발에만 뽀뽀해도 너무 행복해^^
아, 맞아요. 엄마는 늘 입이 아프세요 ㅠㅠ
무슨 약인지는 모르지만
하얗고 노란 약을 매일 두 주먹 가득 먹는데도
입이 아프데요.
환하게 웃어주는 엄마 얼굴이 보고 싶어요.
엄마 이마 주름은 늘 쭈글쭈글하고
입은 곧 울 것 같은 모양이 돼 있었어요
나) 엄마, 나한테 화났어? 왜 이마가 쭈글쭈글해?
엄마) 아니야, 둥아. 엄마가 예쁜 둥이에게 왜 화가 나? 엄마가 입이 너무 아파서 그래. 웃고 싶은데 잘 안돼. 미안해 둥아... 엄마 화난 거 아니야~
나) 엄마 내가 호 해줄게. 호~~
엄마) 입에 호~하다가 옮으면 안 돼, 대신 꼭 안아주면 엄마가 힘이 번쩍 날 것 같아~!
난 엄마를 꼭 안아줬습니다.
엄마는 치카치카도 잘하고 약도 잘 먹고,
병원도 자주 가는데 왜 낳지 않는 걸까요?
그래도 전 엄마를 정말 사랑해요.
엄마가 발바닥에 뽀뽀할 때 느껴지는 간지러움도 좋아요.
오늘도 엄마는 제 발을 꼭 껴안고 자겠죠?
조금 귀찮기도 하지만
오늘은
엄마를 위해 발을 한번 더 씻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