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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탄 책방 편에 이어서 쓰는 <뉴욕에서 발견한 것들>
내가 보고 느끼고 기록해놓고 싶은 좋은 점들.
(1년 전에 쓴 글을 이제서야 발행한다. 써놓은 것들을 지금 다시 보니 별거 아닌데 호들갑 떨었던 것 같은게 너무 많다. 1년 사이에 이제는 익숙해져버려 전혀 놀랍지 않은 것들도 많았다. 1년 전 글이라 부끄럽지만, 그래도 발행한다.)
1. m&m Your Name. Your MUG!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들어갔던 타임스퀘어 m&m 스토어. 초콜릿 브랜드가 이렇게 다양하고 굳즈를 만들어내다니, 요즘 우리 배민문방구에 대한 매력을 더 깊이 알아가면서 브랜드의 굳즈들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이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들은 왜 굳즈를 만들기 시작했을까? 한 가지 카테고리에 종속되지 않고 생활 속에 스며드는 브랜드를 참 좋아한다. '나는 초콜릿이니까 초콜릿으로 살아야지.' 말고.
굳즈의 종류에도 혀를 내둘렀지만 공간 구성과 진열도 너무 좋았다.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바로 Name Mug 컵이었다. 웬만한 영어 이름이 다 들어가 있었다. 나는 조셉 고든 레빗을 좋아해서 조셉 머그컵으로 골라왔다.
2. 마트에서 알아서 결제
우리나라와 달리 뉴욕은 현금 결제보다 카드 결제를 선호했는데 마트에는 카드 결제를 할 땐 더 빠르게 계산할 수 있는 계산기가 있었다. 제대로 바코드를 찍는 문제는 개인의 양심의 문제겠지만?
3. 뉴욕 Citi bike 이용제한
한국엔 따릉이, 상해에는 ofo가 있듯이 뉴욕에 가면 시티바이크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자전거의 판권을 따내기 위해 많은 회사들의 경쟁이 있었다고 한다. 거기서 승리한 시티은행에서 시티바이크를 만들었다. 시티은행을 이용하는 사람에겐 무제한, 그렇지 않은 이용자에겐 시간제한이 있고 불편하다. 뉴욕에서 산다면 시티은행에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4. GOODS for the study 연필 진열
연필과 펜을 다 보이게 유리병에 진열해두었다. 이 비싼 펜들을 박스를 뜯어서 유리병 그리고 흰색 펜으로 가격을 써놓은 디스플레이 해놓은 것을 보고 정말 과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5. Pizza 메모장과 카드
피자박스를 조그맣게, 열면 피자 종이카드까지! 굳즈를 만들 때 가장 많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가장 크게 만들거나', '가장 작게 만들거나'라고 한다. 이건 피자를 아주 작게 만들어서 메모장으로 팔고 있었다. 안 살 이유가 없었다.
6. Artist Palatte Coaster
아티스트 팔레트 컵 코스터. 아티스트의 팔레트로 컵 코스터를 만들다니. 이 자체로 너무 아름다웠다.
7. john's pizzeria
오래된 교회를 그대로 사용하는 john's pizzeria. 웅장하고 경이로운 곳에서의 식사는 마음을 holy 하게 한다.
8. 타임스퀘어 널뛰기
갑자기 걷다가 너무 힘들면 '이 곳에 누워있으면 됩니다.'
일광욕을 즐기기에 딱이다.
9. Apple music 광고
브루클린에서 본 인상적이었던 애플뮤직 광고. 사진이 붙어있는 옥외광고만 보다가 이렇게 그림이 그려져 있는 광고를 볼 때면 눈이 오래 머무르게 된다. 이 곳에서 이 뮤지션의 음악을 어찌 안 듣겠어요.
10. 브루클린 플리마켓 The newyorker original cover
플리마켓에 가면 옛날 잡지들의 표지 원본을 그대로 모아서 팔고 있는 아저씨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뉴요커의 표지는 매달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아티스트의 명성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는 것 같았다. 이 아저씨들이 모은 건 단순히 뉴요커 잡지 커버가 아니라 한 시대를 수집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래서 수집가들의 힘을 믿는다. 나도 시간을 모으는 힘을 갖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빈티지 물건을 사는 이유기도 하다. 어쨌든 내 눈에 귀엽고 아름다워 보이고 시대를 반영하는 커버 몇 개를 골라서 사 왔다. 마음 같아선 다 사 오고 싶었지만.
11. CW pencil 연필 가게
뉴욕의 유명한 연필 가게. 문구를 좋아하는 문구 덕후라면, 이곳에 반드시 들려야 한다.
입구에 연필 시필지가 놓여있다. 연필마다 어떻게 나오는지 종이에 바로 테스트해볼 수 있다. 대부분 연필 가게에는 연필 앞에 테스트 종이가 있어서 조금은 더러워 보였는데 CW pencil은 시필지를 따로 준비해놔서 역시 다르다고 느꼈다.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연필 세트였다.
'왼손잡이를 위한 연필세트'
'작가를 위한 연필세트'
'뮤지션을 위한 연필세트'
사실 어떤 사람이든 써도 되는 연필 들일 텐데 '습관'이나 '직업군'으로 연필을 나눠서 묶어주니 더 사고 싶었다. 글을 쓰는 친구에겐 '작가를 위한 연필세트'를, 왼손잡이인 친구에겐 '왼손잡이를 위한 연필세트'를.
12. 뉴욕 이치란 라멘 그릇
이치란 라멘을 먹고 싶어서 일본을 갈 정도로 우리가 사랑하는 이치란 라멘.
뉴욕에도 지점이 생겼길래 바로 먹으러 갔다. 뉴욕 지점엔 이치란 라멘과 그릇세트를 팔고 있었다.
어디에서 먹는지(공간), 어떻게 먹는지(방법), 무엇을 먹는지(재료), 누구와 먹는지 등등 다양한 요소로 '맛'이 결정되는데 이치란 라멘만 사가서는 분명 집에서 그 맛이 안 날 것이다. 그런데 그릇까지 판매한다면 집에서 더욱더 이치란 라멘의 맛과 기분을 느낄 수 있을 테니, 그 먹는 기분을 놓치지 않고 함께 판매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치란 라멘의 디테일이 너무 좋았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요즘 같은 시대에선 더할 나위 없기도 하고.
13. Moma 입장 티켓과 The humming room
Moma의 티켓 뒷면은 이곳에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이 담겨있다. 랜덤으로 나오는 것 같던데, 종이 티켓을 버리지 않고 보관할 수 있게 하는 특별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티켓을 다 모으고 싶어서라도 자주 모마를 가고 싶어 질 것 같다.
그리고 기분 좋았던 허밍 룸. 이 방에 들어가면 직원이 허밍을 한다. 노래를 부르던 그도, 보고 있던 우리도 모두 행복해지는 시간이었다.
14. Stardust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의 등용문이 되는 스타더스트. 이 곳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연습생들이 직원으로 일하는 곳이다. 실제로 이곳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일하다가, 라이온킹에 섭외되기도 했다고. 브로드웨이 한복판에 있는 이 레스토랑은 노래와 연기를 사랑하는 직원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음식 서빙을 한다.
음식이 귀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신나고 황홀한 경험이었다. 여러 편의 뮤지컬을 보면서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꼭 스타더스트에 가시길!
15. 아이비리그 문구점
콜롬비아 대학교 앞에 있던 문구점. <콜롬비아 대학교 엄마, 아빠 티셔츠>가 너무 귀여웠다. 이 대학교에 자식을 보낸 부모님들은 얼마나 뿌듯하고 자랑스러울까? 내가 이 곳의 학생이라면 저 티셔츠를 사서 선물로 줄텐데... (엄마 아빠 미안해) 너무 귀여운 제품이었다.
16. 사랑스러운 문구
이 문구점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교통비 때문에 환전하러 왔길래, 이런 문구가 붙어있을까. 아이비리그 문구점 사장님들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17. 경계 없는 간판
눈 앞에 선 하나만 있어도 사람들은 그 선을 넘지 않으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어떤 선과 경계는 우리에게 많은 선입견을 만든다. 그래서 이 가게가 좋았다.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가게의 전면을 캔버스로 삼은 것 같아서 좋았다.
뉴욕에 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