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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때굴짱 Nov 30. 2023

나의 페르소나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페르소나 [라틴어]persona [표준국어대사전]


-기독교 지혜와 자유의사를 갖는 독립된 인격적 실체. 삼위일체론에 이용되는 개념으로, 신의 존재 양식을 뜻한다.



쉬운 표현으로는 나의 또 다른 인격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의 내 성격은 학창 시절과는 많이 다른데, 지금의 나는 가면의 한 종류를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나의 어린 학창 시절 통지표에는 늘 소극적이라는 언급이 있었다. 당시에는 정확한 뜻을 알지 못했다. 아마도 중학교 이후에나 뜻을 알았던 것 같고, 원래 성격이 그랬던 것인지 남들의 평가에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한 반에 60명의 학생을 선생님께서는 한 명, 한 명 모든 아이의 성격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해 봐도 대단하시다.


실제로 내 성격이 그랬다. 그렇다고 공부를, 운동을, 그림을, 아무튼 뭐든 중간 이하인 아이.


장기 결석을 하더라도 존재감이 적었지 않았나 싶다. 바둑알 통에 바둑알 하나가 빠져도 모르는 것처럼.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성격의 전환은 군대이지 않았을까 싶다.


신체검사 때, 정신이상자로 보이면 혹시 방위로 빠지지 않을까 싶어서, 정신감정에서 ‘신이 보인다’고 체크 했다가 조용히 불려가서 진짜 신을 볼 뻔했던 기억이 난다.



1급 현역으로 신체검사 통과했고 훈련소에서 열심히 뺑이치고 자대 배치 후 아버지가 이발사라는 특별한 이유로 간부이발병으로 보직을 받았다. 이발을 전혀 할 줄 몰랐고, 군대에서 제대로 배운 것 하나는 사람은 맞기 싫어서라도 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짜 뭐든 다 할 수 있다.



낮에는 간부들 머리 잘라주고, 저녁엔 사단 복지부대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계급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간혹 주말에는 별 하나인 사단장님 머리도 손질하러 A공관(사단장님 숙소)으로 불러들이기도 했는데, 나를 찾는다고 부대가 난리였을 때도 몇 차례 있었다.


주말엔 핑계로 작업에도 많이 빠지기도 했었다.



이발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주로 하사에서 대위까지, 간혹 영관급들.


여러 사람들로부터 들은 지식은, 검증 과정을 거치지도 않았지만 나의 지식으로 복사되었다. 대화의 기술은 할수록 늘었다. 비록 지식의 범위는 넓지만 레벨은 얕은 지식들.



지금도 혼자 있기 좋아하고, 책을 읽고 블로그 쓰는 행위처럼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좋다. 대화를 좋아하고 액션을 취하면서 크게 웃기도 한다.


나의 페르소나라고 하면 상황에 맞춰 변화할 수 있는 성격일 것이다.


상대를 편하게 또 즐겁게 할 수 있는 가면의 때굴짱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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