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이에게

24년의 마지막날 뚱이에게 보내는 편지

by 첫사랑은뚱이
어제 무지개나라에 있는 뚱이에게 보낸 편지를 그대로 브런치에 옮겨와 본다


사랑하는 뚱이에게

뚱아 안녕? 오늘은 2024년의 마지막 날이야. 이제 30분 뒤면 2025년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우리를

곧 다시 만나게 해 줄 거 같아 고맙고 좋으면서도 우리 뚱이랑 함께 맞이했던 2024년이 끝난다는 사실이 참 서글프고 가지 말라고 붙잡고 싶어.

엄마는 아직도 받아들이는 게 힘이 드나 봐.


2006년부터 2024년까지 늘 우리 뚱이랑 함께였는데, 2025년부터는 매년 다가올 새해를 혼자 맞이하고, 지나간 한 해를 혼자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어쩐지 참 무력하게 느껴져. 뚱이랑 함께하고 싶은데 하고.

눈앞에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우리는 여전히 따로 또 같이 함께하고 있다고 늘 생각하고 있지만 이런 날은 괜히 의미를 부여하면서 울적해지는 거 같아.

우리 뚱이가 있었다면 퇴근길에 케이크 한 조각이라도 사 와 해피뉴이어 하면서 조촐한 파티를 했을 텐데.


뚱이야, 2024년 평소와 같지 않은 약해진 몸으로 버텨내느라 힘들었지? 우리 뚱이 너무 고생 많았어. 엄마가 뚱이랑 더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의욕만 앞서서 뚱이를 더 힘들게 만들어서 정말 너무 미안해.

그럼에도 우리 뚱이가 엄마를 위해 마지막까지 힘 내고 버텨내 준 거 엄마가 너무 잘 알아. 너무 고마워 뚱이야. 그리고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아 치료받느라 힘들게 한 거 다시 한번 미안해. 우리 다시 만나는 그날 엄마가 꼭 그 시간 만회하고 보상해 줄게. 뚱이가 하자고 하는 것만 할 거야!


뚱아, 아까 말한 것처럼 엄마는 우리가 따로 또 같이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견뎌내 볼게.

이로움만 가득 주고 간 뚱이의 사랑을 엄마 나름대로 더 넓혀가면서 뚱이한테로 갈게.

뚱이가 아니었다면 엄마가 엄마와는 다른 생명체인 동물들을 이렇게 사랑할 수 있었을까?

뚱이가 아니었다면 꼬맹이, 콩이, 초롱이, 길한이가 우리 집에 올 수 있었을까?

그리고 엄마가 유기견 후원이라는 걸 이렇게 꾸준히 할 수 있었을까?

길냥이들 밥도 챙겨줄 수 있었을까? 이토록 모든 것에뚱이의 사랑이 깃들어 있어. 뚱이를 만나 엄마의 세상은 이렇게나 넓어졌어.

뚱아 넌 정말 사랑이 충만하고 이롭기만 한 존재였어. 앞으로도 그럴 거야.


뚱이를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뚱이의 사랑을 계속 넓히면서 뚱이의 사랑이 더 많은 곳에 닿을 수 있도록 살다가 갈게.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잘 지내고 있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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