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음악치료를 공부하며 음악치료사가 되는 길 (6화)
음악치료대학원을 다니기로 결심하고 오디션을 준비하게 된다. 오디션은 음악연주와 인터뷰로 교수님들과 진행되었다. 음악연주는 피아노와 기타와 함께 노래를 곁들인 악기반주가 포함되었다. 나는 피아노를 평생 쳤지만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거의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처음에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한다는 것이 너무 생소하며 힘들었다. 하지만 연습을 하니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안 해서 못한 것이었음을 깨닫고 진작에 이렇게 해볼걸 후회했었다. 기타는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하나 장만하였고 코드를 익히며 노래도 부르며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근데 기타 치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몇 시간씩 치고 손에 물집이 생겨도 음악의 즐거움에 빠지기 시작했다. 미국어린이 동요와 어른들이 부를만한 노래들 그리고 클래식 베토벤 소나타를 준비하여서 오디션을 보았다.
후에 들은 바로 교수님들은 나의 피아노음악에 큰 점수를 주셨다고 한다. 보통 대학원에 오는 학생들은 보컬을 잘하거나 기타를 잘하는데 피아노에 강점이 있는 사람이 드물다고 하였다. 인터뷰는 왜 음악치료를 하고 싶은지 나에게 물어보고 간단한 질문들을 몇 가지 더 하셨다
그렇게 음악치료 공부를 시작했고 엄청난 수업량과 해야 할 숙제들 또한 900시간의 임상실습을 통해 음악치료사가 되었다. 나의 필드워크는 맨해튼의 특수학교에서 마쳤고 인턴쉽은 뉴욕대학교 Nordoff Robbins Music Therapy Center에서 하였다.
3년 동안의 공부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것을 조금이나마 요약하자면
첫째 나 자신에 대해 많이 배웠고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두 번째는 나 자신을 잘 알고 나니 남의 필요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그 사람들의 눈에 맞춰 나의 시각도 맞추고 함께 보기 시작했다.
세 번째는 계속 사람들을 맞춰주고 따라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나에게 좋은 계획이나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들을 북돋아 함께 하자고 제안하고 이끌어 주는 것이다.
네 번째는 유머이다. 유머는 모든 관계의 유연함을 주고 긴장감을 풀어주며 신선함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이러한 삶의 레슨은 내 삶에도 나의 음악치료현장에서도 쓰인다. 나는 내가 완전하지 않은 완벽하지도 않은 연약하고 어쩔 때는 부서질 만큼 깨지기 쉬운 나의 성품과 성향을 가졌지만 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람들의 아픔에 눈물 흘리며 그들의 영혼의 깊은 외로움과 슬픔에 손잡고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치료사임을 알게 되었다. 음악치료는 음악치료사의 비중이 크다. 음악치료사의 가치관과 그의 방향성과 그의 마음속, 그의 생각 속에서 나오는 모든 것이 음악치료에 영향을 주고 그 시간을 이끌어 가기 때문에 음악치료사의 내면이 참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내가 필드워크를 한 곳은 맨해튼에 특수학교였다. 참 마음이 아픈 곳이었다. 겉으로는 화려한 맨해튼에 가장 부유한 거리에 건물을 둔 학교 안에는 장애학생들이 가득하였다. 놀라웠던 것은 유태인학생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선생님들은 맨 한탄에서 일하셔서 그런지 정말 패션이나 사교성이 보통 다른 뉴욕에 사시는 사람들보다 팬시하고 화려해 보였다. 나도 이런 미국 특수학교경험은 처음이라 너무 떨리고 학교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사람들을 사귀느라 정신이 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많은 아이들이 자폐아이면서 다른 장애도 많이 가지고 있었고 신체적으로 많이 연약하고 힘든 아이들도 너무나 많았다. 하루 종일 소리를 지르는 아이, 하루 종일 누군가를 잡고 때리고 몸싸움을 하는 아이, 하루 종일 침을 줄줄 흘리며 눈만 깜박하는 아이, 하루 종일 침을 선생님에게 뱉고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 하루 종일 욕하고 던지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 반면 너무나도 이쁘고 어리지만 고개도 못 드는 아이, 열심히 뭔가를 하며 따라가려고 하지만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남들과 소통 하지 않는 아이들, 음악을 너무나도 좋아해서 피아노를 모든 곡을 다 치는 아이, 수학을 너무 잘하는 아이, 기억력이 너무 좋아 모든 것을 외우는 아이 등등 특별하고 신비로운 아이들과 꽉 찬 특수학교의 경험이 나에겐 참 충격이었고 동시에 애잔함을 주었다. 나는 이 학생 들을 잠시 학교에서 보지만 부모님들은 매일 겪어야 하고 또한 이 아이들은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을 짓눌렀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어떻게 여기 와서 이렇게 이런 사람들을 도우려고 할까.
나는 항상 내가 제일 슬프고 힘들고 어렵고 억울하고 아픈 삶을 산다고 생각했는데..
아니구나 내가 여기 있는 것은 기적이고 내가 여기까지 살아온 것도 기적이고 내가 음악치료사가 되려고 하는 것도 기적이구나...
To be continued 뉴욕의 기적의 이야기는 또 계속됩니다. 기대해 주세요. 이번에는 빨리 돌아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