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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우언니 Feb 28. 2023

결혼 전, 불안한 마음

나는 결혼하기로 결심했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우리가 느끼는 감흥은 점점 줄어들고, 20대의 행복을 30대에 느끼기는 훨씬 어렵다. 그러니 고대하던 이상형을 만나게 되면, 두 사람의 추억을 많이 고, 오직 연애 때만이 느낄 수 있는 설렘을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행복한 미래상상하며, 구름 위에 있는 듯 마음이 들뜨는 지금을 즐기자.


연애가 안정기에 접어들어도, 여전히 이 사람이 좋고,  평생을 함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 콩깍지에 가려져 안 보였던 상대의 다양한 면을 살펴보며, 다시 한번 내가 원했던 사람이 정말 맞는지, 그리고 다툼이나 힘든 상황에서도 대화가 가능한 사람인지 말이다.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이니까, 신중 또 신중해야 한다. 사실 결혼하고 나면, 둘이 천생연분이 될 수도 있지만, 철천지원수가 될 수도 있다.


반드시 결혼 전에 알고 가야 하는 것들을 흐린 눈 하지 말고 똑바로 바라보자. 요즘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본 사람이라면  예비 시어머니에게 산부인과 진료 기록과 함께 여러 서류를 드리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통상적으로 결혼 전 필수 교환 서류 4가지를 말한다. [혼인관계증명서(상세), 건강검진표, 신용인증서, 소득금액증명서]. 물론 서류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집, 예식장을 구하면서 예산을 잡게 될 때, 서로가 모아 온 자산,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빚을 공유하고 통장 내역을 확인해보아야 한다. 자녀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같이 예비 신혼부부 웨딩검진을 받고, 결혼 전에 부부가 되려면 당연히 알아야 할 사항들을 체크하자.


사랑하는 그 사람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 돌다리는 두들겨 보고 건너가야 하니 미리 준비해서 상대방에게 믿음을 주자. 가장 기본적인 게 인적사항이다. 이 과정에서 마찰이 생긴다면, 다시 한번 재고해 보길 바란다. 결혼 후에는 상의, 결정해야 하는 일들이 줄을 섰다.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려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들이다. 이 정도로 기분 나빠한다면, 문제가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신뢰를 주고, 확인을 해도 결혼 후에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발견하게 된다. 최소한의 것들이라도 꼭 확인해야 결혼 전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많을 일들을 겪게 된다. 물론 한쪽이 전부 맞춰서 아무 문제 없이 결혼식까지 가는 연인들도 있지만, 중간에 문제가 생겨서 아예 없던 일이 되는 경우도 있다. 결혼 준비 과정이라는 새로운 상황 속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상대방의 본성을 알게 된다. 나 자신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마주할 수도 있다. 앞으로 결혼 후에 보게 될 일들의 예고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혼 전, 최소한 이것만은 꼭 알아야 할 불변의 진리를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다. 

결혼 후에 겪었을 때, '아, 그 사람이 말한 게 이런 거였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될 것이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변할 수도 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세상이 변하면 당연히 사람도 변한다. 사람은 변화에 적응하는 동물이다. 그렇다고 본성이 변한다는 건 아니다. 사람이 이미 지닌 것들, 유전적인 것들이 바뀌는 건 어렵다. 그래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가 맞다. 변할 수도 있지만 변하는 건 정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결혼을 하게 되면 나도, 상대방도 몰랐던 행동습관들이 나타난다. 배려하는 차원에서 상대방이 싫어하면, 그 행동을 참고, 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나는 그 사람의 배우자이지, 부모가 아니다. 부모가 일평생 가르치지 못한 것을 내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 그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 사람은 그렇게 행동해도 지금껏 문제없이 살아왔다. 물론, 상대방이 내 상식 수준을 아예 벗어난다면,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참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듯이 나도 변하지 않는다. 다만 서로가 참는 거다. 지속적으로 계속 부딪친다면, 평생 그렇게 부딪치면서 살아가게 된다. 그러니 최대한 부딪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도망칠 수 없는 책임이 생긴다


부부가 된다는 것은 서로가 부양할 가족이 된다는 것이다. 건강하고 돈 잘 벌 때만 가족이 아니라, 병들고 아플 때도 가족이라는 것이다. 불행은 언제 우리를 찾아올지 모른다. 어떤 방식일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이런 점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결혼을 한다는 건 둘 뿐만이 아니라 양가 부모님들, 형제자매, 친인척들도 가족이 되는 것이다. 이 말은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문제 때문에 부부싸움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더 넓은 의미의 가족이 생기면 챙겨야 할 제사, 경조사가 생긴다. 한 달에 한번 꼴로는 상대방의 부모를 만나는 일이 생기고, 아이를 낳게 되면 그 만남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부모님들은 항상 손주가 보고 싶으시다. 부부로서의 책임, 아이를 낳으면 아이에 대한 책임도 생긴다. 그러니 결혼 후에는 부부로서, 엄마로서, 아빠로서, 며느리로서, 사위로서, 나 자신으로서, 생기는 책임에서 절대 도망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잊지 말아라. 결혼은 서로 책임감을 가지고 배려하는 것이다. 가족 내에서 나의 역할을 반드시 해내야 하는 것이다.  


결혼 준비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미리 알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조상신이 도왔다.'는 얘기가 나온다면, 과감하게 결혼을 미뤄서 다시 재고해야 한다. 우리의 인생은 소중하다. 이혼보다 파혼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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