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우언니 Mar 08. 2023

04. 얘들아, 나 결혼해.

나는 결혼하기로 결심했다


"진짜 축하해, 고민하더니 어떻게 결혼을 결심하게 된 거야?"


'사실 아기 생각하면 더 늦기 전에 결혼해야 할거 같아서'


'근데 어차피 할 거면 차라리 빨리 하는 게 나을 거 같아서'


'나는 이 사람이라면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 같아서'


'이제는 이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을 못 만날 거 같아서'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하고 싶기도 하고,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거 같아서'


'솔직히 도피성일 수도 있는데, 나만의 가정을 꾸리고 의지하면서 살고 싶어서'


'삶이 좀 공허하고, 이제 결혼을 해야 될 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음, 아마도 오래 연애했으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했겠지?'


결혼을 하면 분명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결혼이 주는 행복이 더 크다고 생각해서, 용감하게 결혼하기로 결정했다. 나만의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갖고 싶었고, 앞으로 내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가 되어 평생 함께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불투명한 미래에서 내가 기대며 살 수 있는 내편, 법적 보호자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이 사람과 결혼하기로 결심했다.


결혼준비과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통상적으로 양가 부모님께 인사드리기, 결혼식장 및 날짜 정하기, 신혼집 예산 짜고 부동산가기, 스드메 플래너 알아보기, 결혼한 친구들 조언 듣기, 상견례 등이 있다. 막말로 결혼식장과 신혼집만 있으면 가능한 게 결혼이고 다른 건 부수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편하다.


용감하게 결혼을 선택한 당신, 이제 한 사람과 반평생을 함께해야 한다.


사실 나는 20대 중반, 집안에 우환이 생기면서 절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 심지어 비슷한 처지에 동생과 친해져서 비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언니, 우리는 진짜 결혼을 안 하겠지만 만약에, 만약에 한다면 꼭 이 말을 해줘야 해. '너의 배우자가 설령 두 다리가 없어진다고 해도 정말 괜찮아?' 꼭이야!!!" 라며 나와 다짐한 동생은 이제 결혼 3년 차가 되었다.


실제로 그 동생이 나에게 결혼소식을 전했을 때, 나는 우물쭈물 "어머, 정말 너무 축하해, 근데 그 예전에 우리가 했던 서로 꼭 해주기로 한 그 얘기 있잖아, 괜찮은 거지?"라고 어렵게 물었다. 그러자, 그 동생은 호탕하게 웃으며 정말 괜찮은 이유에 대해 설명해 줬던 기억이 난다.


결혼을 결심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아니 더 많은 가족 구성원과 함께 앞으로의 인생을 살기로 결정한 만큼, 처음 결혼 결심을 하게 해 준 소중한 사람에 대한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당신의 결정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앞으로 당신과 당신 가족 모두의 인생에 항상 축복만 가득하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03. 결혼 전, 불안한 마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