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아무리 사람을 볼 줄 모른다 해도 '적어도 이 사람이 나와 맞겠다, 맞지 않겠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서른다섯, 우리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기에, 딱 봐도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연애를 하며 시간 낭비하지 않는다.
잠시 연애를 쉬고 있는 친구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서로 맞춰가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그걸 다시 한다는 건 엄청나게 에너지를 쏟는 일이잖아. 정말 생각만으로도 지쳐, 요즘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전부 일처럼 느껴져.'
우리는 인연을 찾는 일에도, 인연을 유지하는 일에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20대처럼 연애만 할게 아니라,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을 고르는 일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분명 소개팅도 많이 해보고, 노력했지만 잘 안된다면 이제 우리 자신을 정말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내가 상대방을 하나하나 따지듯이 상대방도 나를 잰다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상대방이 나에게 호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나의 큰 장점이니 더 극대화하고, 내가 상대방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면 이유를 솔직하게 찾아보자. 더 이상 나의 단점을 모른척하지 말자. 내가 가진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해서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도 나에게 호감을 느껴, 연애를 시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언제까지 내 님이 나를 알아서 찾아줄 거라고, 그렇게 막연하게 기다릴 수는 없다. 우리는 결혼 적령기를 지나고 있다. 35년간의 촉을 믿고, 곤두세워서 이제 평생의 배우자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여보자. 5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다. 결혼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딱 5년만 수험생의 마음으로 간절하게 찾아보자. 적어도 100명은 만나본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예시(글쓴이)로 배우자감의 조건들을 살펴보자.
내가 원하는 외형적인 면 - 키 170 이상 180 이하, 키에 맞는 적정 몸무게, 넓은 어깨
내가 원하는 내면적인 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 본인보다 나를 우선시해 주는 사람, 배려심, 책임감 있고 성실한 사람, 사소한 거짓말도 하지 않는 사람, 담배 안 하는 사람, 자기 주량을 알고 조절할 수 있는 사람, 대화가 통하는 사람, 개그코드가 비슷한 사람, 같이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사람(운동, 문화생활, 여행), 나를 위해 노력해 주는 사람, 가정의 최우선 순위가 부부라고 생각하는 사람
내가 원하는 경제적인 면 - 나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경제관념과 재산, 가진 재산을 지키고 늘릴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사람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사항들은 충족한다는 전제하에, 내가 원하는 배우자감을 적다 보면, 스스로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된다. 내가 상대방을 볼 때 진정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반드시 눈치 보지 말고 솔직하고 세세하게 적어야 한다.
내가 원하는 사람이 언제 나타나도 상관없다면, 지금까지 적은 것들 전부를 고수해도 되지만, 삶은 유한하기에 결혼을 원하는 시기가 있다면 조건들을 절반으로 줄이고, 절대로 포기 못하는 것들로만 다시 추려보자. 정말 최소한의 것들이니 이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나머지 부분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바라봐주자.(사실 완벽하게 무시해야 한다.) 그러면 사람을 만날 때 한층 더 너그러워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결혼은,혼인신고를 통해 법률혼이 된 부부 사이를 말한다. 그러니 결혼은 성인 남녀, 두 사람 사이의 계약이다. 당연히계약을 하려면 서로의 조건을 보고 저울질을 할 수밖에 없다. 내가 양보한 게 있다면상대방도 나에게 내어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 당연한 것이다. 조건을 본다고 속물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앞으로 나와 한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고르는 일이니, 오랫동안 고민하고, 재고 따져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