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거인 이야기

아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내면아이 동화 1

by 이홍시





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 항상 웃는 흙거인이 살았어요.

마을의 어느 아이가 그 거인과 친구가 되었어요.

어느 날, 우는 아이를 보고 거인이 그 아이를 달래 주었어요.


"너는 어떻게 항상 그렇게 웃어?"


아이가 물었어요.

그러자 거인이 대답했어요.


"내가 울면 흙탕물이 떨어져. 그래서 마을 어른들이 좋아하지 않아.

아무리 친구가 되어도, 내가 떨어뜨리는 흙탕물에 맞고 나면 옷을 버린다고 화를 내면서 다시는 오지 않아.

그래서 나는 바위굴에서 혼자 울고 사람들 앞에서는 항상 웃어.

근데, 사실은, 나는, 그게 너무... 외로워."


거인의 말을 들은 아이는, 거인의 눈물을 되찾아주기로 마음 먹었어요.

고민하던 아이는 며칠 동안 거인과 잘 놀아주지 못했어요.

꼬질꼬질한 얼굴로 인사를 하고 얼른 지나가는 아이를 보며, 거인은 또 버림 받을까봐 무서워졌어요.


그리고 열 밤이 지나, 큰 우산과 우비와 장화를 챙긴 아이는 거인을 작은 밭으로 데려갔어요.

아이가 그동안 하나하나 직접 파서 만든 밭고랑이었어요.

그리고 작은 주먹을 펴 가득한 씨앗을 보여주며 이야기했어요.


"우리, 여기에 씨앗을 심자.

그러면 네 눈물이 나무를 자라게 할 거야.

네가 먹고 싶은 과일도 좋고, 보고 싶은 나무도 좋아.

내가 나무를 딛고 네 어깨에 올라탈 수 있을 만큼 높은 나무도 좋아.

네 노래에 흔들리는 얇은 나무도, 향기로운 꽃나무도 좋아.

그러니까 맘껏 울어도 괜찮아.

나도 옆에서 우산이랑 우비를 쓰고 나무를 돌볼게.

이건 너와 나의 밭인 거야!"


아이의 말에 거인은 잠자코 눈물만 흘렸어요.

하지만 거인의 표정은 여태까지중에 제일 행복해 보였어요.

씨앗이 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고, 향기로운 향기가 이어지도록, 둘은 그렇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