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어른이 함께 듣고 보는 내면아이 동화 2
꾸꾸와 퍼즐
옛날 옛날, 어떤 마을이 있었어요.
그 마을 사람들은 모두 태어날 때부터 한 색의 퍼즐을 가지고 있었어요.
빨간색의 퍼즐을 가진 사람, 파란 색의 퍼즐을 가진 사람, 초록색의 퍼즐을 가진 사람 등등, 각자 다양한 색깔의 퍼즐을 가지고 있었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퍼즐판을 남에게 잘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았어요.
그저 퍼즐판을 방 안에 숨긴 채, 어쩌다 퍼즐 조각 하나를 보여주며 자신의 퍼즐판이 얼마나 예쁜지, 얼마나 완벽한지만 이야기했답니다.
꾸꾸도 그런 마을 사람 중의 하나였죠.
꾸꾸는 정말 예쁜 민트색의 퍼즐을 가지고 있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그런 꾸꾸의 퍼즐 색깔을 칭찬하며, 완성되면 정말 황홀하겠다, 꾸꾸의 퍼즐판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이야기를 했답니다.
하지만 그런 꾸꾸에게도 비밀스러운 고민이 있었어요.
바로, 자기의 퍼즐조각이 모자란다는 거였죠.
꾸꾸가 가진 퍼즐 조각이 퍼즐판에서 딱 다섯 조각 모자라서, 꾸꾸는 매일 속상했어요.
그래서 정말 온갖 일을 다 해보았어요.
민트 퍼즐을 화분에 심고 물을 줘 보기도 하고, 100일 기원도 해 보았죠.
그래도 소용이 없자 저와 최대한 비슷한 색깔의 퍼즐을 몰래 훔쳐 끼워보기도 했지만,
색깔이 맞지 않고 크기도 맞지 않아서 누가 봐도 훔친 퍼즐인 게 분명해 보였어요.
이걸 대문 앞에 건다면, 모두에게 웃음거리가 될 것 같았어요.
게다가 갑자기 퍼즐이 없어진 퍼즐의 원래 주인을 생각하니, 얼마나 슬플까 싶어 꾸꾸는 울면서 결국 퍼즐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았어요.
꾸꾸는 정말 너무 슬펐어요.
퍼즐판의 하얀색 빈 공간이 꾸꾸를 나무라는 것만 같았죠.
왜 더 채우지 못하느냐고 꾸꾸를 혼내는 것 같았어요.
꾸꾸는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바보가 된 것만 같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꾸꾸는 마을에서 제일 지혜로운 꾸꾸의 할머니를 찾아갔어요.
그리고 그 곳에서 자신의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엉엉 울음을 터트렸어요.
“할머니, 사실 저는 비밀이 있어요. 저는 퍼즐이 다섯 조각이나 모자란 사람이에요.
한 조각도 아니고, 두 조각도 아니고, 다섯 조각이나요!
정말 형편없지요? 저는 어떻게 해도 그 빈 공간을 채울 수가 없었어요.
사실 다른 사람들에게 제 퍼즐 색깔을 자랑하며 제 것이 제일 멋지다고 거짓말을 해왔지만,
이젠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요. 할머니!”
그러자 할머니는 우는 꾸꾸를 꼭 안고 쓰다듬어 주었어요.
“꾸꾸야, 정말 많이 힘들었겠구나. 이 할미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어 고맙다.”
그리고 할머니는 꾸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꾸꾸의 앞에 자신의 퍼즐을 보여주었어요.
다른 사람의 퍼즐을 처음 본 꾸꾸는 깜짝 놀랐어요.
할머니의 퍼즐은 화려하지 않고 칙칙한 회색이었는데, 무려 절반이나 흰 공간이 있었어요.
마을에서 제일 지혜로운 할머니의 퍼즐판이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을 것 같았지요.
그렇지만 그 퍼즐은, 퍼즐판의 빈 곳을 마치 도화지처럼 이용해서 예쁜 꽃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었어요.
할머니가 꾸꾸에게 말했어요.
“꾸꾸야, 사실 사람은 누구나 퍼즐을 다 가지고 태어나지 못한단다.
요즘 마을 사람들은 잘못 알고 있어요. 퍼즐판을 꽉 채우는 게 최고라고 말이야.
사실 사람이 완벽할 수 없는 것처럼 퍼즐도 모두 채울 순 없어.
하지만 꾸꾸야, 내가 옛날 사람들의 퍼즐을 보여주마.
옛날에는 지금처럼 퍼즐판을 숨기지 않았지, 오히려 제가 만든 모양을 보여주기를 좋아했단다.”
할머니는 앨범을 펴서 꾸꾸의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 고조할아버지와 고조할머니의 퍼즐 그림을 보여주기 시작했어요.
“사람은 언젠가 누구나 자신의 퍼즐을 모두에게 보여줘야 할 날이 온 단다. 이 퍼즐은 우리 조상님들이 돌아가시기 전 자신의 퍼즐판들을 보여준 것들이에요.”
놀랍게도 대대손손 보관된 그 퍼즐들에 완벽한 퍼즐은 단 하나도 없었어요.
색도 다양하고, 모양도 다양했고, 퍼즐이 많은 사람과 퍼즐이 작은 사람이 다 있었지만, 단 한 사람도 퍼즐이 꽉 찬 사람은 없었답니다.
거의 다 찬 퍼즐에 가운데 한 군데만 뽕 뚫린 퍼즐을 가리키며 할머니는 말씀하셨어요.
“이분은 우리 가족 중에 퍼즐이 제일 많았지만,
단 하나를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을 벗어나지 못해서 힘드셨단다.”
갖고 있는 퍼즐이 거의 없는 듯한 그림을 가리키며 할머니가 말씀하셨어요.
“이 분은 퍼즐이 거의 없어서 슬퍼하셨지만, 의외로 그만큼 다양한 모양을 그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셨지.
이 분이야말로 우리집에서 제일 다양한 모양의 퍼즐판을 가지신 분이란다.
우리 집안의 퍼즐 역사는 이분 이후로 바뀔 정도지.”
정말 할머니의 말씀대로, 그 할아버지 이후의 퍼즐들은 다양하고 예쁜 모양들을 하고 있었어요. 웃는 얼굴 모양, 구름 모양, 하트 모양 등등, 퍼즐이나 빈 곳이나 상관없이 그 모든 것을 포함해서 아름다운 작품처럼 느껴졌어요.
“꾸꾸야, 사람은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단다. 그러나 이 공간이 있음으로써 우리는 삶을 작품처럼 만들 수 있지. 넌 아직도 네 퍼즐이 부끄럽니?”
꾸꾸는 고개를 저었어요. 꾸꾸의 눈동자에는 빛이 반짝였어요. 마치 퍼즐 판의 공간처럼요.
꾸꾸는 집에 돌아와 자신의 퍼즐을 마주 보았어요. 꽉 채우려는 욕심을 버리고 공간을 활용하자, 민트색 퍼즐 판에는 어느새 하얗게 빛나는 별 모양이 자리했어요.
꾸꾸는 더 이상 퍼즐을 숨기지 않고, 자신의 대문에 자랑스레 걸어두었어요.
다 채우지 않아도, 빈 곳까지도 꾸꾸를 표현할 수 있는 빛이라는 걸, 꾸꾸도 이제 알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