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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fund이성수 Jul 15. 2019

한국증시 폭등장을 경험한 투자자가 많지  않다.

증시토크를 통해 종종 과거 폭락장을 경험한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점을 언급드리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주말사이 곰곰히 생각하다보니 반대로 한국증시 폭등장을  경험한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실질적으로 2011년 이후 거의 10년간 주식시장은 제자리 걸음만 하여왔으니  말입니다. 과거 폭등장의 경험을 가진 투자자분들에게도 희미한 기억인 증시 활황장.

지금은 전혀 상상하기 어렵지만 증시 전체에 활황장과 폭등장이 찾아오면 증시는 어떤 분위기가 나타날까요? 그리고 투자자들은 어떻게  변할까요?  



ㅇ 마지막 증시 전체 활황장 : 차화정 장세


주가지수가 1년이 채안되는 기간에 50%이상 상승.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안되는  증시상황이지요. 이런 상황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때는 2009년 초에서 2011년 사이에 있었던 양적완화 장세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로 2007년 고점 대비 반토막 이상으로 하락했던 증시는 연준의  양적완화 속에 2009년에서 2011년까지 강한 상승장이 만들어졌습니다. 

2009년이 시작 될 때만 해도 전 세계가 공멸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지배하였지만 단  1년도 안되는 시간에 한국 종합주가지수는 2009년 초대비 50%넘게  상승하였습니다. 대략 9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 2011년까지는 주가지수가 50%까지 상승한 것은 아니지만 2011년 4월까지  30%넘는 주가지수 상승장이 만들어지면서 최근 10년 내 가장 아름답고 화끈한 강세장이 발생하였습니다. 

이 활황장을 마지막으로  2011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 주식시장은 답보상태입니다.


어쩌면 2009년에서 2011년에 있었던 화려한 랠리가 마지막 호황장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2017년에 잠시 강세장이 있었지만 2009~2011년에 비할바가 못됩니다. 그 당시는 차화정(자동차, 화학,정유)종목군들이 강세장을  주도하였는데 해당섹터는 자고 깨면 상한가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그 당시 기아차가 10배 넘게 상승했다고 말씀드리면 조금 감이오실 듯 합니다. 


그런데 이 마지막 호황장을 겪은 투자자 생각외로 많지가 않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구간 때 투자를 포기하고 떠난 경우가 많았고, 2009~2011년 호황장을 경험했다하더라도 8~9년의 시간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하나둘 시장에서 떠나가면서 정작 그 마지막 호황장을 경험한 이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기관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2017년 5월에 필자가 조사했던 펀드매니저 경력자료분석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경력을  쌓은 펀드매니저의 비율은 56%였습니다. 그리고 2009년 초호황장 이후에  경력을 쌓은 펀드매니저의 비율은 50%였으니 2019년 현재 기준으로  보면 60%수준의 펀드매니저들이 2009년과 그 이전에 있었던 호황장을  경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ㅇ 대표적인 증시 호황장 : 새천년 전후로 집중되다.


1년도 안되는 기간에 주가지수가 100%가까이 상승하는 장세, 2000년 전후반에  집중되었습니다. IMF사태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증시 변동성을 크게 높이면서 시장에 큰 파고를 여러번 만들었습니다. 

1999년 여름, 단 10개월 만에 종합주가지수는 200%넘게 상승하면서 전국민 펀드  붐을 만들었고 그 여름 이후에는 코스닥 시장이 폭등하면서 IT버블을 터트렸지요.

그 이후 2001년 911사태 이후  초저금리 속에 유동성장세가 만들어지며 6개월 만에 종합주가지수가 90% 상승하였습니다.


그 다음 이어지는 5년간의 강세장은 화룡점정을 찍었지요.

2003년 3월 이라크전 발발 이후 연말까지 주가지수는 50%넘게 상승하면서 강세장이  지속되었고 2004년 잠시 소강국면이었지만 강세장은 이어진 가운데 2005년 주가지수가 48%상승하는 호황장이 발생합니다.

특히 2005년의 경우는 스몰캡과 코스닥 강세장이 발생하면서 그 시기 아무 종목만  사도 따블이상의 수익률을 거두는 그야말로 전국민 대박수익률을 내는 장세가  만들어집니다.  그후 2006년에 잠시 소강국면을 그리다가 2007년에는  10월까지 44%의 주가지수 상승률을 만들었습니다.


그 후 마지막 호황장이 바로 앞서 언급드린 2009~2011년 차화정  호황장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기록들은 그저 주가지수 차트와 책에서만 기록되어있는 내용일 뿐 그  당시 분위기를 기억하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현재 개인투자자 중 상당 수가 2011년 이후 주식투자를 시작하였거나 과거 그 호황장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이기 떄문입니다.  



ㅇ 활황장 속 만인군상 1. 너도나도 투자의  대가


활황장을 처음부터 누린 투자자들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투자 수익률을 거두게  됩니다. 주가지수가 50%이상 상승하게되면 개별 종목에서는 따블, 따따블,  심지어는 10배 넘는 수익률을 만든 종목들의 수가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그러다보니 그 시기 처음부터 수익률을 누린 개인투자자들은 그 수익률을  향유하면서 소위 대박수익률을 거두게 되지요. 


이러한 활황장에서는 자신이 투자의 대가라고 자랑하는 이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가  실력으로 수익을 크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우연히 대박수익률이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을 그 순간 사람들은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저 수익률로 그 사람을  평가하면서 찬양하고 그 대박수익률을 낸 투자자도 우쭐거리게 되지요. 

자고깨면 매일 평가금액이 수백,수천, 수억원씩 늘어나니 흥청망청 돈을 쓰는 이들도  늘어나게 되는게 바로 이러한 활황장이 발생했을 때입니다. 한번은 그런 활황장 때 대박수익률을 만든 분에게 영웅담(?)을 들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투자 연구나 분석 매매를 하지 않아도 매일 돈이 불어나는데 그 수익금을 들고  매일 여의도에 있는 은밀한 술집에 가서 소위 셔터 내리고 매일 술을 마셨다고 하시더군요. (그닥 좋은 모습은 아니지요.) 

이런 활황장에서 너도나도 수익률을 만는 상황을 빗대어 "허리케인이 불면 닭과  칠면도도 날라다닌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호황장 이후 바람이 가라앉을 때  실력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있겠지만, 닭과 칠면도는 허리케인이 지나가고나면  바로... 땅으로 곤두박질치게 되지요. 


[2011년 이후 활황장이 없었던 한국증시]   



ㅇ 활황장 속 만인군상 2. 활황장 초기에는 아무도  모른다.


유명한 투자 격언중에 이런 말이 있지요.

"강세장은 비관속에서 태어나 회의속에서 자라며, 낙관속에서 성숙하여 행복속에서  죽는다" 

활황장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소멸과정을 정말 정확하게 표현한 격언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항상 활황장이 탄생하기 전에는 군중들은 주식시장에 희망이 없다고  말하고 그나마 남아있던 개인투자자들도 증시에서 발을 뺍니다. 비관 속에서 강세장의 싹이 올라와 주가지수가 살짝 고개를 들면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은 "반등을 노려 지금이라도 빨리 돈을 빼야겠다"라는 생각에 스스로  강세장의 싹을 잘라버립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은 처음에는 정말 조용히 상승합니다. 뉴스에서도 크게 비중을 두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일기예보 하기 전에 "OO증권입니다. 오늘 증시가 올랐습니다."라는 시황 브리핑만 있을 뿐이지요.그러다 주식시장이  40%이상 상승하고 52주 신고가가 뚫리면 그 때서야 사람들은 갑자기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2003~2005년 당시에 이런 현상이 정말 많이 관찰되었습니다. 주가지수는  1000p를 뚫지 못한다는 신념이 시장에 가득하였지요. 그리고 2005년 봄 주가지수가 1000p를 뚫자마자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아싸라비용  콜롬비용 이제 주가지수 500p에서 다시 매수해야지"라며 매도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때가 시작이었다는 것은 사람들은 주가지수가 그 후 50%이상  상승한 후에야 깨닳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도 증시가 조정이 오면 그 때 매수해야겠다고 시기만 저울질하다  증시가 마지막 불꽃을 터트릴 때야 급하게 시장에 뛰어들고 맙니다.  



ㅇ 활황장 속 만인군상 3. 활황장이 찾아오면 수익률을 최대한  향유해야한다.


퀀트기반의 가치투자를 연구하는 분들사이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듣곤 합니다.

"아 예전에 투자하셨던 분들은 2000년대 엄청난 수익률이 있었는데 나는  2010년대에 시작해서 재미가 없어"

사실 그렇긴합니다. 2000년 대 증시 변동성이 높았지만 가치투자자들에게는 엄청난  수익률을 안겨준시기였지요. 배당도 연 7%이상 PER로 5배도 안되고 PBR레벨 0.3배도 안되는 제약주들이 바닥에 버려져있었고 아무 종목만  집어도 따블, 따따블 혹은 10배 이상 상승하였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작은 위안의 말씀을드리자면, 그 수익률 모두 취한 분들은 그리 많지  않아요.

대부분 가지를 빨리 꺽었습니다. 따블 올라갈 종목을 10%수익률에 만족하고 매도한  개인투자자들 정말 많았습니다. 필자의 소중한 지인분의 경우  당시 K제약사를 추천드렸는데 10%수익률에 만족하시고 돈을 빼서 땅사셨습니다. 그리고 그 후 그 K제약은  1년만에 7배 상승하였지요.

이런 상황들이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에게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 2010년대 후반부터 늦게 가치투자 시작했다고 너무 자책하지는 마십시오.

활황장은 예상치도 않게 찾아오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 활황장이 찾아와 싹이 피어났을  때 절대 꺽어버리면 안됩니다. 그 싹이 여러분의 가치투자 연수익률,CAGR을 두자리수로 만드는  큰 기회이니 말입니다. 최대한 수익률을 향유하시고, 자산배분전략으로 그 수익률을 안전하게 관리하시면 됩니다.  



ㅇ 글을 마무리하며 : 폭등장? 활황장? 그 어느날 찾아오면 자만하지 마시길. 


[사진참조 : pixabay]


앞서 언급드린 활황장 글로만 써드리니 실감이 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 당시 필자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하루하루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자고깨면 수익률 자고깨면 대박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는 서서히 자만심이 자라기  시작하였습니다. 

내가 바로 주가의  신이다라는 자만심 말입니다...


1999년에 주식시장에 갓들어온 신참내기가 99년 버블장을 경험했으니 그 자만심은  이루 말할수 없엇지요. 그리고 2000년 IT버블 붕괴될 때 그 댓가를 톡톡히 치루었습니다. 

지금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폭등장과 활황장의 상황이지만 그 날이 찾아오면 반드시  여러분의 마음 속에는 자만심이 가득차게 되고, 남들에게 당신은 투자성과를  자랑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누군가 "버블 가능성이 있어요, 자산배분전략을 꼭 체크하세요"라고 싸이렌을 울려주었을 때, 그 누군가에게 상처주는 비수섞인 말을 남기고 "이번은  다른 강세장이야"라고 생각한다면 여러분은 1999년에 필자가 경험했던 최면에 똑같이 빠진 상태일 것입니다. 자만.... 


2019년 7월 15일 월요일 그 싸이렌을 울리는 사람 누군지  아시죠?

lovefund이성수(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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