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증시 급락장 속에 신용융자 잔고가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특히나 코스닥 블랙먼데이를 거친 지난주를 거치면서 8월 9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 전체 규모는 8조원까지 감소하였습니다. 지난달 7월 말 10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한다면 2조원대 신용융자가 감소한 증시, 그 만큼 증시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만 한편으로는 8월 들어 크게 늘은 신용융자와 스탁론 등의 마진콜과 강제청산으로 인해 개인투자자의 상당한 피해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오늘 증시토크에서는 과연 이번 8월 하락장에서 레버지리 투자를 이용한 손실 규모를 추정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ㅇ 8월 신용융자 급감은 강제청산이 대부분일 것
올해 봄 이후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신용융자가 완만히 감소하기는 하였습니다만 그 감소 속도가 매우 완만하였기 때문에 강제청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았을 것입니다. 투자자가 직접 레버리지 투자를 포기하거나 만기가 도래하여 자연감소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8월 신용융자 급감은 다른 관점을 가지게 합니다. 8월 말 이후 현재까지 신용융자 총잔고(거래소+코스닥) 감소 수준은 2조원에 이르는데 그야말로 쏟아지듯 신용융자가 감소하였습니다.
지난주 월요일 코스닥 블랙먼데이 이후 강제청산이 진행되면서 증권사 직원들의 업무는 마진콜 전화를 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마진콜 전화로 끝났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이번 8월 신용융자 감소는 마진콜과 강제청산이 압도적이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8월 신용융자 강제청산 속 2조원 감소하였는데, 자료 : 금융투자협회]
ㅇ 개인투자자 강제청산 인원 : 수십만명 추정
레버리지 투자자금 통계의 상세정보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신용융자 규모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총금액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이고, 신용융자 외에 스탁론의 규모는 간헐적으로 저축은행 자료를 통해 나오는 뉴스를 통해 신용융자에 10%수준임을 미루어 짐작하게 하는 수준입니다.
아마도 신용융자나 스탁론에 관한 상세한 정보는 영업비밀이 많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다보니, 이번 8월 강제청산과 마진콜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피해규모나 피해 투자자수는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필자는 간단한 몇가지 셈을 통해 이번 강제 청산 과정에서 발생한 개인투자자의 피해 정도를 추정 해 보았습니다.
첫번째로 1인당 평균 신용융자 사용 규모를 추정해 보았습니다. 이 규모는 정확한 값은 알기는 어렵습니다만 2014년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13년 말 기준으로 조사한 투자자 수 508만명과 평균보유 주식평가금액 5800만원임을 감안하여 약간은 무리한 추정치를 뽑아보았습니다.
평균 투자금액은 5800만원이지만 중간값은 이보다는 낮을 것이고 이를 모두 신용융자로 매수하지는 않았을 터이기에 대략 1인당 1천만원 정도의 신용융자 사용을 추정 해 보았습니다.
두번째로 신용융자 감소분 2조원을 이 1인당 추정 신용융자 금액 1천만원으로 나누어 이번 신용융자 감소분에 따른 피해 투자자수를 추정하였습니다.
= 2조원 ÷ 1천만원 = 20만명
이 계산을 토대로, 대략 20만명의 개인투자자가 이번 8월 하락장에서 신용융자 강제청산 과정에서의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 해 보았습니다.
(※다만 이 인원수 추정치는 신용융자 1인당 사용금액이 실제 5백만원이라면 4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고 반대로 1인당 신용융자 사용금액이 2천만원이라면 피해인원수가 10만명으로 즐어들 것입니다.)
ㅇ 전체 투자자의 4~5%수준이 이번 하락장 속 강제청산 상황에 놓였을 것으로 추정.
만약 20만명의 개인투자자가 이번 8월 하락장에서 신용융자 강제청산과 마진콜 당했다면 전체 상장사 주주 수 500여만명에서 4~5%가 강제청산 상황에 놓였음을 암시합니다.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실제 활동투자자는 상장사 주주수보다 훨씬 적기 때문입니다. (주식 1주 사놓고 가만히 두는 주주들도 많습니다.)
대략적으로 활동하는 개인투자자 중 10~20%가 이번 하락장 속 강제청산과 마진콜을 당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강제청산을 당한 개인투자자는 시장에서 두손 들고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투자금을 마련하는데 아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개인투자자들의 분위기가 매우 날카로워져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ㅇ 항상 강조드리지만 시장에 생존하고 계신분은 절대 무리하게 투자하지 마시라.
시장이 그런데로 괜찮던 시기에도 저는 칼럼을 통해 신용융자, 레버리지 투자를 하지 마시라고 항상 강조드려왔습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개인투자자분들의 반응 중에는 아래와 같은 답글을 다시는 분들이 제법 계셨습니다.
"개인이 레버리지 않쓰고 어떻게 부자가 되나"
"신용융자 안쓰면 증권사 무료 수수료 없어진다"
"인생은 한방이다"
20여년을 증시에서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을 보아오면서 레버리지 투자를 이용한 투자자분들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사라지던 수많은 광경을 보아왔다보니 신용융자를 당연시하는 개인투자자분들의 반응에 불편한 마음이 들더군요.
과거에 화려한 수익을 뽑내던 수많은 가까웠던 개인투자자분들, 수익낼 때는 승승장구하고 기세등등하지만... 하락장에서는 일순간에 모든 투자금을 녹여없애는 모습을 너무도 많이 보았습니다.
요즘들어 특히 유튜브나 SNS상에서 전업투자를 종용하거나 자기자랑하는 이들이 늘다보니 이에 동요된 개인투자자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하락장에서 8월 강제청산 시기에 20여만명의 투자자 중 대다수가 그러한 SNS에 영향을 받은 분들이실 것입니다.
[사진참조 : pixabay]
마지막으로 이번 하락장에서 생존하신 투자자 여러분... 절대 무리하게 빚내서 투자하지 마십시오.
혹시나 어느날 갑자기 냉정을 잃어 빚내고 레버리지투자를 하는 어느날이 되면 여러분은 이번에 시장에서 퇴출된 이번 20만명의 투자자의 길을 걷고 말 것입니다.
빚은 빚입니다.
2019년 8월 13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