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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fund이성수 Aug 14. 2019

기관펀드매니저,  금융위기 무경험자가 80%를 넘어섰다

기관펀드매니저,  금융위기 무경험자가 80%를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는 다양한 데이타를 접할 수 있습니다. 너무 다양하다보니 저도 깜빡  놓치기도 하지요. 얼마전 깜빡했던 데이타 중에 하나가 바로 펀드매니저/금융투자분석사(운용역과 애널리스트)관련 자료입니다. 2015년과  2017년에 이 자료를 토대로 2008년 연말 이후 경력자의 비중을 분석하였었습니다. 최근에 자료가 없어진줄 알았습니다만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dis)에서 이를 다시 찾았습니다.

그런데 2019년 8월 현재 펀드매니저 경력 통계를 보고 깜짝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년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ㅇ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서 볼 수 있는 펀드매니저/애널리스트 경력 자료 


우리가 금융상품으로 가입하는 펀드에 관한 정보는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심지어 금융회사에 소속된 운용역(펀드매니저)과  애널리스트(금융투자분석사)의 경력과 운용규모까지도 공시되어있어 투자자로하여금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자료 중 필자는 펀드매니저 전체의 운용경력이 궁금하였기에 관련 메뉴를 통해 자료를  다운받았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서 조회할 수 있는 펀드매니저 정보]  


여기게 나와있는 총운용경력을 토대로 역산을 하여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력을  쌓은 운용역인지 아니면 그 이후부터 경력을 쌓은 매니저인지 계산을 해볼 수 있습니다. 

(※ 다만, 중간에  휴직기간이나 운용역 외의 경력기간이 총운용경력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만 전체적인 추이를 파악하는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ㅇ 2008년 경험이 없는 펀드매니저 80%를  넘다 


2008년 금융위기는 2010년대에 들어오기 전 전 세계를 휘흔든 대폭락장입니다.  필자는 이 시기를 경험한 매니저의 비율을 앞서 언급드린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2년 단위로 조사하였습니다. 


[최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력을 쌓은 매니저가 급증하였다]  


2015년 5월 첫 조사하였을 당시 2008년 연말 이후 경력을 쌓은 운용역의 비율은 51%수준이었고  2년 후인 2017년에는 56%수준으로 5%p정도 늘었습니다. 지난 7월  15일자 필자의 글 "한국증시 폭등장을 경험한 투자자가 많지 않다."에서는 이 증가폭을 바탕으로 현재 운용역 중 60%정도가 2008년 금융위기  경험이 없다고 추정하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금융투자협회 펀드매니저 전자공시 자료를 분석하여보니 2년 사이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2008년 이후 경력을 쌓은  운용역의 비율이 83%까지 높아진 것입니다. 그도그럴 것이 간단히 계산 해 보아도 경력이 10년인 펀드매니저도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 경험이 없는 매니저의 비율이 80%에 이른다는 점음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ㅇ 운용역(펀드매니저)의 2008년 이전  경험이 왜  중요한가? 


필자가 종종 2008년 이전 증시 경험이 중요하다는 글을 언급드리곤 합니다. 그  이유는 2008년 이후 제대로된 급등/급락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급등장은  2009~2011년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 이후 지루한 게걸음 장세가 지속되고 있지요. 반대로 급락장다운 급락장은  없었습니다. 

일단 급락장 관점에서 2008년 이전 경험이 중요한 이유를 생각 해  보겠습니다.


증시 급락장이라한다면 주가지수가 50%수준으로 하락하는 대폭락장을 의미합니다.  주가지수가 50%이상 하락하면 개별종목 단위에서는 70~90%이상 하락하는 종목들이 부지기수로 발생하게 되지요. 매일 증시에서 써킷브레이크,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투자심리를 견디기 어렵게 만듭니다. 그러고보니 예전엔  사이드카가  하루에 여러번 걸리기도 하였군요 ㅠㅠ 

이러한 경험이 없는 투자자나 펀드매니저의 경우, 이러한 대폭락장의 상황은  시뮬레이션 상에서만 존재하는 그저 디지탈 데이타에 불과합니다. 그러다보니  대폭락장을 쉽게 이야기합니다.


"아~ 저기 그 때 1년만 참으면 되는거 아님?"

"MDD 50%? 그거 이렇게 하면 그까짓  위기..." 


하지만 정작 경험이 없는 이들이 대폭락장을 만나게 되면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빠져 아무런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고 맙니다. 정말 머리가 하얗게  된 상황을 그들은 경험한적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번 2018~2019년 하락장을 경험하고는 당황하고 있을  것입니다.

"와... 내 인생 그리고 투자 경험에 이런 하락장은 없었어... " 이런식에 말을 하겠지요?

그리고는 펀드의 투자전략에 대한 회의감에 빠지거나 자신의 투자 전략에 대한 회의감에  빠져 고민에 빠져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을 오래 경험한 분들은 이번 2018~19년 하락장을 보며 상대적으로  담담하셨을 것입니다.

"어? 예전 폭락장에 비해 양호한데? 하락속도도  느리고 써킷브레이크, 사이드카 발동도 거의 없어"

그리고 담담히 자신의 투자 전략을 지켜가시고 계실 것입니다. 

이처럼 경험이 있는  투자자와 경험없는 시장 참여자는 심리적인 차이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두번째로, 폭등장 관점에서 2008년 이전 경험이 중요한 이유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언급드린 펀드매니저의 경력 분석을 통해 2008년 이후 투자  경험을 쌓은 매니저가 80%에 이르렀을 뿐만 아니라, 2011년 이후 주식시장을 경험한 펀드매니저의 비율을 조사하여보면 70%를 넘어갑니다.

즉, 2008년 이전과 같은 엄청난 폭등장을 경험한적이 없는 매니저가 대부분입니다. 

2017년 상승장이 있지 않겠냐 하시겠습니다만, 이는 아이들 장난 수준의 상승입니다.  2003~2007년 상승장 때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무 종목만 매수하여도 기본 매년 따블을 기본 수익률로 얻던 시장. 1999년처럼 모두가  광적으로 미쳐서 버블을 모를 정도로 달려들던 그 시절.

이러한 경험을 현재 필드에서 뛰고있는 펀드매니저 중 대다수는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ㅇ 폭등/폭락장 경험이 없는 펀드매니저 차후 광적으로 시장을  만든다. 

[사진참조 : pixabay] 


폭등과 폭락장 경험이 없는 펀드매니저가 대부분인 현재 증시 환경에서 차후 증시가 최근  10년과 다른 양상의 상승/하락이 발생할 경우 과거 폭등/폭락이 경험이 없는 매니저들은 광적으로 시장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만약 상승장이 지금 10년과 다른 강한 상승률을 만든다면 가상화폐 광풍 때처럼  "가즈아!"를 외치면서 주가지수를 끌어올리겠지요. 가는 종목만 간다며 한국판 니프티피프티를 외치고 있을 것입니다. 혹은 계속 유입되는 투자금을  어찌할지 몰라 묻지마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집행하고 있겠지요. 과거 2000년대  중반 그들 선배들이 똑같이 반복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저는 지금 기관 펀드매니저 중 대부분이 2008년 이전 경험이 없다는데 남모를 미소를 지어봅니다.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어찌할지 몰라 망연자실하거나 자신의 투자 전략을 수시로  용도폐기하고 전략을 계속 변형시키면서 이도저도아닌 투자 전략을 사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혹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매를 하고 있겠지요.  2018년 하락장에서 가치투자를 지향한다던 ETF나 펀드에서 그런 모습이 보여  혹시 운용역이 패닉에 빠진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스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폭등 폭락장 경험이 없는 매니저가 대다수인 현재 금융 상황은 차후 엄청난  시장을 한번은 만들고 말 것이라 생각합니다...

원래 짜릿한 것도 무서운 것도 경험해야알지, 경험이 없으면 용감해지지요. 


2019년 8월 14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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