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데자뷰
요즘 금융관련 해외 기사를 보다보면, 종종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썸네일이 등장하곤 합니다. 그 이유는 21년 전, 르위스키 스캔들로 탄핵위기에 몰렸던 상황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위기 상황과 오버랩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탄핵이라는 키워드만 오버랩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데자뷰처럼 당시 금융시장 상황도 비슷한 부분이 여러군데서 보여지고 있습니다. 차이점이라면 클린턴은 민주당/트럼프는 공화당이라는 차이일 뿐일까요?
[※ 오늘 자료를 조사하다 클린턴-르윈스키 스캔들 관련 미국 청문회 자료를 보았는데... 음.. 음.. 음..]
ㅇ 데자뷰 1. 탄핵 : 클린턴은 행실 때문에, 트럼프는 말 때문에 탄핵위기
[탄핵이슈 발생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미국의 두 대통령 클린턴, 트럼프]
21년 전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클린턴-르윈스키 스캔들을 독자님들도 기억나실 것입니다. 당시 청문회 자료는 마치 3류 소설과도 같았고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을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 어떻게 백악관에서...)
결국 클린턴 대통령의 성추문은 98년 연말 미국 하원에서의 탄핵소추안이 의결되었고, 다음해 2월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던 상원에서 클린턴의 탄핵안은 기각되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차이점이라면 클린턴은 행실의 문제, 트럼프는 말 때문이라 할 수 있겠군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인 바이든의 아들을 조사하라고 압박을 가한 것이 내부고발로 알려지면서 미국 하원에서는 탄핵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물론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의결된다하더라도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부결될 것입니다. 마치 20년 전,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이 상원에서 막힌 것처럼 말입니다.
ㅇ 데자뷰 2. 장단기 금리차 역전 : 탄핵이슈가 있던 그해 살짝 발생하였는데
[클린턴 탄핵이슈가 있던 해에도 트럼프 탄핵이슈가 있는 올해에도 장단기금리차가 역전되다]
[자료참조 : FRED]
경기침체의 중요한 시그널로 경제학자들과 시장 참여자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장단기금리차(미국채 10년-미국채2년) 역전.
이 장단기스프레드 역전이 과거 1998년 6월 "살짝" 발생하였습니다. 마치 풋고추를 쌈장에 콕 찍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2019년 올해에도 장단기금리차가 역전되었지요. 지난 8월 장단기금리차가 역전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20여년전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발생했던 장단기 금리 역전 때처럼 "살짝" 콕 찍고는 낮은 수준이지만 스프레드폭을 다시 확대하였습니다.
1998년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이슈, 장단기금리차 역전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이슈, 장단기금리차 역전
왠지 운율까지도 맞아 떨어지는 듯 합니다.
ㅇ 데자뷰 3. 미국 증시와 경제 초장기 태평성대
2019년 현재 미국증시 강세장은 2008년 연말부터 현재까지 중간에 큰 부침없이 이어진 만 11년이 다되어가는 초장기 강세장입니다. 증시 뿐만 아니지요. 경제 또한 미국의 공식 경기침체의 끝인 2009년 여름 이후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태평성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클린턴 트럼프의 탄핵 이슈가 있기 직전 미국증시와 경제는 초장기 호황장]
[자료참조 : 야후파이낸스, FRED : 우측하단의 회색막대가 공식 경기침체 시기]
이러한 흐름은 과거 1998년 클린턴 대통령 탄핵이슈가 있던 때에도 나타났습니다.
경기침체는 공식적으로 90년 봄에 마무리 되고 그 후 8년 이상의 기간 호경기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그 당시 미국증시는 길게는 80년대부터 지속된 20여년의 초강세장, 87년 블랙먼데이를 심각한 조정장이었다본다면 이후 11년의 강세장이 정말 꾸준히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투자의 대가라 칭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이 상승장 시기에 탄생하였습니다.
미국 경제와 증시 입장에서 보자면 미국의 증시와 경제는 태평성대, 고복격양하는 시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연히도 이런 데자뷰가 1998년과 2019년 20여년의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습니다.
ㅇ 데자뷰 4. 미국 증시는 장기 초호황, 한국증시는 부진
클린턴 대통령 시기 한국증시는 속된 표현으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93,94년 강세장이 있긴 하였습니다만 1997년~1998년 IMF시기를 거치면서 한국증시는 그야말로 대폭락장을 경험하고 반대로 미국 증시는 초강세장이 나타났습니다.
S&P500지수 기준으로 90년 3월 말 이후(美 경기침체 공식종료시기) 98년 12월 탄핵안이 하원에서 의결될 때까지 미국증시는 3.6배(261%)나 상승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당시 한국 종합주가지수는 -33%하락하였습니다.
이번 시기도 비슷합니다.
2009년 6월 말 이후(美 경기침체 공식종료시기), 최근까지 S&P500지수는 3.23배(223%)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전세계 투자자금을 미국증시로 끌어들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 한국증시는 종합주가지수가 49%상승한 정도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그나마 IMF 때처럼 큰 하락이 아니라는데 위안을 삼아야할까요?
ㅇ 데자뷰는 우연일 뿐이지만 : 몇가지 상상.
21년 전,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은 결국 1999년 초 상원에서 막히면서 탄핵은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1999년에는 전 세계증시가 20세기말을 끝내기라도하듯 IT버블이라는 엄청난 버블을 만들며 불꽃놀이를 하였지요. 한국증시도 1999년 그 화려한 불꽃 속에 그해에만 종합주가지수가 82%상승하는 기염을 토하였습니다.
트럼프와 클린턴의 데자뷰들 우연일 뿐이기에 역사가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현시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아 저절로 여러가지 상상을 해보게 됩니다.
혹시나 99년 IT버블처럼 마지막 불꽃을 터트릴까?
그리고 버블이 붕괴된 후 다음 싸이클은 2000년대 초중반처럼 동아시아 및 한국증시가 주인공일 될까?
물론 그저 상상일 뿐입니다.
2019년 10월 1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