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 잡힌다!
초이노믹스로 불린 2013,14년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나온 이후 이어진 부동산시장 강세는 광풍으로 변하여 2017~18년에 터졌지요. 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잡기 위한 여러가지 정책을 계속 내놓고는 있습니다만, 강남 등의 핵심지역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은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인하되면서 부동산 시장 열기를 걱정하는 뉴스들도 속속 보이는 즈음입니다.
그저 수많은 논객중에 한명의 읆조림으로 끝나겠지만 오늘 저는 조금 독한 마음을 먹고 이 칼럼을 쓰고자 합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수요를 억제하고 싶다면, 주식시장으로 물고를 터주어야한다고 말입니다.
(※ 오늘 글에 대해 정치적 해석을 자제 부탁드립니다. 현실은 여러 정권에 걸쳐 누적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ㅇ 현실속 가계들 "부동산 밖에 투자할 곳이 없어요..."
재테크는 우리 일상에 깊숙히 들어와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결정을 심사숙고 끝에 내리게 되지요. 이렇게 고심 끝에 한국 가계가 결정하게 되는 대표적인 투자 대상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안전자산 : 은행예금
위험자산 : 주식투자
절대신화 : 부동산....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나온 한국가계의 단상 실물자산(부동산) 자산이 75%에 이른다]
[자료 : 통계청]
한국 역사 속에서 부동산은 가만히 사두고 버티기만 하면 어째거나 자산가치가 올라왔기에 안정적이면서도 (절대)수익률을 만들어주는 투자 대상으로 인식되어왔습니다.
중간중간 90년대, 10년간의 조정장, 2008~2010년대 초반의 조정장이 있었지만 "존버"하면 그 기억은 버티면 된다는 신념 속에 잊혀지고 부동산은 절대적인 투자 대상으로 우리들 뇌리에 각인되어있습니다.
주식쟁이로 오랜시간 있던 필자에게도 식구들이 가하는 압박이 상당하다는 것은 이를 반증합니다.
비단 필자에게만 나타나는 현실이겠습니까? 우리네 이웃, 가계들에게서 지금 오늘도 그리고 최근 5~6년 부동산 상승장에서 지속된 현실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부동산 아니면 투자 대상이 없다는 현실을 강조하며 지금도 부동산 시장을 향해 전 재산과 미래 소득까지 모두 끌어와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해는 갑니다. 은행예금에 넣어두자니 수익률이 매우 박하고, 주식투자로 패가망신한 집들이 비일비재한 현실이니 말입니다. 2년 전에 투자 대안으로 부상한 가상화폐는 수많은 가계에 재산상 큰 상흔을 입혔으니 눈에 들어오는 투자 대상은 "부동산"밖에 없을 것입니다.
"부자 되고 싶은데 방법이 부동산 밖에 없네...." 이런 분위기인 것이지요.
ㅇ 주식시장에 물고를 터 주면, 부동산에만 쏠린 관심이 크게 줄어든다.
이렇게 부동산에만 사람들이 "가즈아"를 외쳐대니, 핵심지역의 매물은 사라지고 대기매수세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입니다. 이에 정부가 여러 정책을 내놓지만 지방 유지들은 부동산을 팔아 서울에 똑똑한 한채를 사기 위해 달려드니 핵심지역 가격은 쉽게 잡히지 않지요.
적어도 부동산이 아니어도 투자 대안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시중 유동자금은 부동산에만 집중되는 쏠림에서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억지로 홍보한다고 될 문제는 아닙니다.
"한국증시 싸요. 좋아요"라고 금융회사나 정부가 홍보한다 한들 최근 5~6년 증시 상승률이 부동산에 미치지 못하니 사람들의 눈에 들어올리 만무합니다.
이런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서는 시간은 걸리더라도 천천히 증시에 물고를 터줄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급하게 터주면 투기적 광풍이 일 수 있기에 천천히)
그 물고를 터주는 것은 거창할 필요도 없습니다. 정말 쉬운 몇가지만 정책적으로 유도 해주어 물고만 터주면 됩니다. 마치 배수로에 물길을 틀 때 살짝만 길을 내주어도 물길이 잡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증시로 물고를 터줄 방법으로 필자는 아래 몇가지 아이디어를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첫번째로, 상장주식 양도세 추진 계획을 전면 보류 또는 연기하는 것입니다.
2010년대 초반부터 단계적으로 대주주 대상을 확대하며 실질적인 상장주식 양도세 대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올해말 기준으로 1종목당 투자금액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주주 기준이 낮아지게되고 내년 연말 기준으로는 3억원으로 낮아집니다.
이로 인해 매년 연말이 되면 대주주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주식을 매도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주식시장에는 좋은일은 아니지요. 그리고 현재 국회에는 상장주식 양도세 전면시행에 관한 법률안이 계류중에 있습니다.
이 주식 양도세를 증시 부양책 차원에서 전면 보류 또는 증시 활성화까지 연기하는 것입니다.
이 자체만으로도 부동산 시장에 비해 세법 차원에서 주식시장에서 우위를 가지기에 증시로 물고를 터주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자산배분전략을 취하는 펀드나 자산배분전략을 기본전략으로하는 금융상품에 세금 면제 등의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주는 것입니다.
국민연금이 자산배분전략을 취하였기에 매년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자산배분전략을 취하는 국민연금의 2010년대 이후 연수익률 추이]
[자료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그런데 일반 국민들이 현실에서 금융회사들은 특정 금융상품에 몰빵시키고 있지요. 이번에 DLS/DLF파문 등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하지만 자산배분전략을 취하는 금융상품도 부족할 뿐더러, 해당 금융상품이 있더라도 세제혜택이 부족하고 금융회사에서 투자자에게 좋은 것은 프로모션하지 않으니 무시당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차원에서 자산배분전략을 취하는 금융상품에 대해 이자/배당/시세차익 모두 세금 면제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준다면, 자연스럽게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는 물길이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세금 혜택을 공익광고하는 것이지요.
"여러분~~~ 자산배분전략 펀드/금융상품으로 투자하세요"
세번째로, 제발 부탁이니 학교 학생들에게 금융투자/자산배분전략 등에 관한 의무수업을 넣어주십시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어려서부터 배우고, 학교에서는 투자나 재테크에 대해서 수업조차 없다보니 막상 서른살이 다되어 사회에 나왔을 때 제대로된 투자는 커녕 잘못된 투자 결정을 하는 일들이 허다합니다. 제대로된 주식투자 교육이 있었다면 한집걸러 한집씩 주식투자로 패가망신한 사례는 없었을 것이고 오히려 좋은 선례들이 많이 쌓였을 것입니다.
당연히 이런 선례들이 쌓이게 되면 굳이 부동산만 고집하지 않아도 투자 대안을 다양하게 찾을 수 있게되고, 부동산 시장에 자금 쏠림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수능 의무과목으로 넣어주셨으면 하는 것은 욕심이겠지요?)
ㅇ 마지막으로 금융회사들과 투자자들에게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은행의 경우 위의 좋은 제도가 생긴다하더라도 수수료만 취하기 위해 강제 프로모션할 모습이 눈에 훤히 그려집니다.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투자자의 상황에 맞추어 자산배분전략이 세워진 금융상품을 제시 해 주시길 정말 부탁드립니다. 제발!!! (내 장모님한테도 DLS 강매하려 했던거 잊지 않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증권사 영업직원분들 매매수수료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자산배분전략으로 고객과 윈윈할 수 있는 성과배분 수익구조로 바꾸어 가세요. 언제까지 매매약정으로 고객의 자산을 뺑뺑이 시킬 것입니까. 안타깝지만 시간이 갈 수록 매매수수료는 사라져갈터인데 생존을 위해서라도 고객과 수익을 함께 만들어가시는 방향을 만드시길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개인투자자분들께 부탁드립니다. 농담식으로라도 "좋은 종목 하나 가즈아!"라는 식의 마인드로 더이상 투자하지 마십시오. 생존할 확률은 극히 적습니다. 지난 여름 여의도에서도 수많은 전문 전업투자자들이 녹다운되어 시장을 떠났습니다. 분산투자하시고 자산배분전략 취하세요.
그리하여 장기적인 성과를 만들어가셔서 다른 이들에게 좋은 투자 선례가 되어주십시오.
주식시장도 좋은 투자 대상인데도 불구하고 물길이 막혀있거나 사람들이 보지 않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며 오늘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특히 정책적인 마중물 정책은 꼭 필요합니다.
그저 지나가는 논객의 이야기다보니 무시되어 결국 똑같은 현실이 반복되겠지만...
2019년 10월 17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