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니컬 왈츠’(감독 Julien Dykmans)
직장인과 학생들이 만성적으로 겪는 월요병. 월요일 아침은 한숨으로 시작되고, 전날 저녁부터 시작된 두통은 아메리카노 투 샷을 부른다. 업무 시작도 안 했는데 출근길부터 피곤해지고 점심 때쯤 조금 깨어나긴 하지만 밥맛은 없다. 온종일 무기력하게 일하다가 아직 토요일까지 한참 남았다는 것을 알고 퇴근할때도 무기력하게 일어선다.
씨네허브 단편영화상영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메카니컬 왈츠’(The Mechanical Waltz, 감독 Julien Dykmans)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나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스를 생각나게 하는 특유의 분위기와 캐릭터로 월요병을 재미나게 보여준다
주인공이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짓는 시무룩한 표정과 가기 싫어 문 앞에서 우물쭈물하는 모습은 공감의 웃음을 자아낸다. 더 나아가 비 오는 출근길에 찰박찰박 밟히는 물웅덩이는 관객까지 질색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싶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시간 맞춰 출근하는 지하철역의 사람들에게 매달린 꼭두각시 줄은 소름끼치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 매일 쳇바퀴 돌 듯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직장인의 생활을 효과적으로 나타낸 장치가 아닐 수 없다.
노동과 인간적 삶의 균형에 대한 고민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감독의 나라인 먼 벨기에에서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생계를 잇게 하는 노동은 숭고하지만, 그로 인해 피폐해져 가는 삶 앞에 우리는 어떤 타협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선택을 해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