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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이 Jun 11. 2020

시간이 아깝다.

나이를 얻는것의 정의

나는 스물 다섯이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을 만나면 그들의 나이가 부럽다. 고작 2-3년 차이라도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왜일까, 나는 왜 앞으로의 날들보다 과거의 날들에 집착하는 것일까.


나의 스무살은 어두웠다. 원하지 않는 과에 진학해서 견디지 못하고 휴학을 했고 수능을 다시 준비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에 항복했다.

나의 스물한살은 '도전'이었다. 늘 만나던 친구들을 만나다가 새로운 사람들을 하나 둘씩 만나기 시작했다. 물론 새로운 사람들이 나와 만났던 이유에 특별한 목적이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내 인생의 큰 변화였다.

나의 스물두살은 혼자를 즐기는 법을 배운 때였다. 혼자라 외롭기도 했지만, 마음이 여유롭고 좋았다. 혼자서 제주도 여행하는 것을 즐기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나의 스물세살은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현실을 또다시 마주쳐야 했던 시간이었다. 더이상 회피할수 없는 전공을 공부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애써야했다.

나의 스물네살은 순식간이었다. 취업을 준비하고, 불합격에 힘들어하며, 합격에 안도했다. 처음으로 내 인생이 아무것도 아님을 느꼈다. 나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무언가를 끝내고 해내기 위해 달려왔던 나날들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벌기 시작했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나에게는 꿈이 많았다. 누구에게 자랑할 만한 스펙은 없어도, 내가 노력하고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무엇이든 성공할 줄 알았다.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멋진 사람이 되어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한달도 안되는 시간동안 일을 하면서 느낀점은, 내가 상상했던 미래는 생각보다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거였다. 25의 절반이 지나가고 얼마 안남은 올해를 일만 하다가 보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생겼다. 내가 하는 일에 확신이 없어서일까.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할지 결정이 되었을때,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 시간이 아까운건 아마도 나만을 위한 시간 없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나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나이가 아닌 내 자신으로 인정받고 성장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잘 견뎌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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