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로 바르셀로나 두 번째 이야기 시작할게요! 저는 개인적으로 여행을 가면 꼭 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이른 아침에 나가서 도시를 한바퀴 걷는 거에요. 아직 사람들은 자고있고, 상점의 주인들은 부지런히 가게를 열 준비를 하고, 빵집에서는 빵 굽는 냄새가 거리로 퍼지기 시작하는 바로 그 시간에 거리를 걸으면 도시가 깨어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동이 트고 있는 라플라스 거리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는게 보입니다.
아무리 바르셀로나라도 12월의 아침에는 꽤 쌀쌀했습니다. 저는 따뜻한 모닝 커피 한 잔 하러 숙소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영국 프렌차이즈 카페인 Costa에 갔는데 따뜻한 라떼를 머그가 아닌 유리잔에 담아 주어서 살짝 신기했습니다.
커피로 몸도 따뜻하게 녹이고 다시 바르셀로나의 아침을 맞으러 나갔습니다. 어제 그렇게 북적북적하던 레이알 광장도 아침에는 이렇게 조용하군요.
어두웠던 골목 사이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며 서서히 그림자의 영역을 줄여갑니다. 기온도 점차 올라가는 것이 느껴지네요.
골목길을 걷다 보면 이렇게 작지만 분위기 있는 작은 광장들이 이곳 저곳에 있습니다. 여기는 귀여운 분수가 있네요. 여기에도 우리들의 친구 둘기들이 있습니다. 너희는 정말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구나... 문득 궁금한게 생각났는데 비둘기들은 밤에 어디서 잠을 잘까요?
이곳은 시우타데야 공원(Parc de la Ciutadella)입니다. 바로 옆에는 바르셀로나 동물원도 있지요.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이 많이 없지만 조금만 지나면 관광객들로 붐빌거에요. 저는 공원을 가로질로서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본격적인 하루 일정을 시작할 준비를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제가 아직 언급한적은 없지만, 사실 저는 축구를 정말 좋아하는 청년이랍니다. 바르셀로나는 축구로 아주 유명한 도시에요. '축구는 몰라도 메시는 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그 리오넬 메시가 뛰고 있는 클럽이 바로 FC 바르셀로나입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저도 여기까지 와서 FC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장을 한 번 보러 갔습니다!
이곳이 FC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프누(Camp Nou) 입니다! 비록 일정이 맞지 않아서 축구 경기는 볼 수 없었지만 우리는 경기장 투어를 하러 티켓을 구매하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에서 보니까 정말 크네요! 필드의 잔디도 관리가 잘 되있어서 파릇파릇 합니다. 경기장 안에는 이렇게 클럽 박물관이 있습니다. 역시 유럽 최고의 클럽 중 하나 답게 수많은 트로피가 박물관 진열장을 빛내고 있었습니다. 사진에 있는 트로피는 2010-11 시즌 유럽클럽대항전(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누르고 차지한 트로피입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는 손잡이 부분이 큰 귀를 닮았다하여 흔히 '빅 이어(Big Ear)' 라고 부릅니다. 이때 우리 박지성 선수도 이 경기에 출전해서 라이브로 봤던 기억이 나네요.
언젠가 이곳에서 축구 경기를 볼 날을 기대하며 이번 방문에는 사진만 건져가는 걸로 만족!
캄프누 투어를 마치고 다시 카탈루냐 광장 쪽으로 와서 점심을 먹으러 이 식당에 들어갔어요. 바르셀로나에 방문하게 되면 정말 꼭 추천드리고 싶은 식당이에요. 버거킹에서 첫날 점심을 때웠다는 소리를 듣고 욕을 한 바가지를 하면서 현지 친구가 추천해준 이곳은 König 라는 식당겸 바에요. 이곳의 장점은 첫 째, 가격이 정말 저렴해요. 사진처럼 저렇게 햄버거와 사이드로 타파스 메뉴를 시켰는데 5유로 정도밖에 안했어요. 둘 째, 맛이 진짜 끝장나요. 페스토 소스를 곁들인 햄버거를 먹었는데 우와.. 그냥 더 설명할 필요 없어요. 무조건 드셔보세요.
이제 바르셀로나에서 반드시 해야하는 가우디 투어를 위해 집결 장소로 갔어요. 마침 호스텔 측에서 6유로만 내면 투어를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바로 신청했어요.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인물은 사실 메시가 아니라 안토니 가우디 입니다.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는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비범한 전문가 및 모더니즘의 최고 주창자 중의 한 명으로 인정 받은 카탈루냐의 천재 건축가입니다. 그는 신기원을 이룬 특출한 천재성을 바탕으로 독특하고 개별적이며 비교될 수 없는 자신만의 건축학적 언어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가우디는 자연이야 말로 신의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했고, 진정한 건축이란 자연 패턴과 자연의 법칙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시절 바르셀로나에서 건축학을 공부한 가우디는 학비를 충당하려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했는데 이미 이때부터 주변 사람들은 그의 비범함을 눈치챘습니다. 그가 건축학부를 졸업할때, 당시 학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학위를 수여받은 이 사람이 미친 사람인지 천재인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입니다.
이후 가우디는 당시 스페인의 국가 산업에 견인하고 있던 큰 손 에우세비 구엘(Eusebi Güell) 백작의 후원에 힘입에 그의 건축 사업을 발전시켜 갔고, 수많은 역사적인 건축물을 설계했습니다. 건축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가우디는 안타깝게도 1926년 전차 사고로 인해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바르셀로나의 거의 모든 시민의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여 가우디와의 마지막 작별인사를 건냈습니다.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지하묘지에 잠들게 됩니다. 비록 그의 몸은 이 세상에 없지만 안토니 가우디라는 이름은 바르셀로나 곳곳에 있는 그의 작품들과 함께 사람들에게 영원히 기억됩니다.
가우디 투어 가이드를 따라 가우디의 작품들을 하나 하나 거쳐갔습니다. 이곳은 그 중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인 카사 바트요(Casa Batlló) 입니다. 이 건물은 1877년에 처음 지어졌고 1903년 당시 바르셀로나의 부유한 사업가 조셉 바트요가 매입했습니다. 바트요는 가우디에게 이 건물 재건축의 설계를 전권 위임했고, 다우디는 건물을 철거하지 않는 대신 전면 복원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가우디는 건물의 정면 외벽 부분(파사드)을 완전히 변경하고 내부를 진정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시켰습니다. 카사 바트요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 되어있고, 바르셀로나의 랜드마크 중 하나이며 안토니 가우디의 최고의 유산중 하나입니다. 이때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눈을 형상하는 하얀색 장식물로 건물이 꾸며져 있었습니다.
다음은 카사 밀라(Casa Mila)로 가우디의 마지막 도시 건축물 프로젝트이자 La Pedrera(라 페드레라=채석장)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1905년 성공한 기업가 Pere Mila(페드로 밀라)와 그의 부인 Roser Segimon(로사리오 세이몬)은 가우디의 카사 바트요에 반해 그에게 공동 주택 건설 의뢰를 하게되고 그렇게 해서 이 카사 밀라가 탄생합니다. 로마병사, 십자가 등 다양한 대상을 상징하는 옥상의 굴뚝과, 파도를 표현한 건물의 외벽 등 정말 가우디의 천재성이 그대로 나타나는 건축물입니다. 저도 멀리서 건물을 그저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가우디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지요. 카사 밀라 건축을 끝으로,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설계에 집중하게 됩니다.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최고의 랜드마크이자 안토니 가우디의 미완성 작품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성당 입니다. 파밀리아 성당은 1882년 프란시스코 비야르가 건축을 시작하고 1883년 안토니 가우디가 사임한 비야르를 이어서 이 성당의 수석 건축가로 취임하며 본격적인 건축에 들어갑니다. 성당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수난, 영광을 주제로 한 3개의 파사드와 12제자를 의미하는 12개의 첨탑, 그리고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중앙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우디는 이 중 예수의 탄생 파사드만 완성하고 1926년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나머지 성당은 가우디가 남긴 설계 정보와 스케치를 참고해 현재 137년이 넘게 공사가 진행중 입니다. 가우디가 사망한지 100년이 되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성당 건축물과 장식물에 담긴 성경적 의미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알고 나면 가우디가 얼마나 섬세하고 고민을 많이 했는지 느껴지더라구요. 멀리서 바라보며 사그라다 파밀라아가 주는 그 위대함과 숭고함에 압도당해버렸습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끝으로 가우디 투어를 마치고 숙소까지는 걸어서 왔습니다. 50분 정도 되는 짧지 않은 거리였지만 안토니오 가우디를 비롯한 수많은 건축가들이 만들어 놓은 이 건물들과 거리를 걸으면서 그들의 향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에도 역시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골목 Lover 답게 자연스러운(?) 설정샷도 하나 찍었어요! 바르셀로나의 12월 날씨는 정말 딱 제 취향인것 같습니다. 마침 크리스마스 세일 기간이라 쇼핑도 잠깐 했어요! 이 날은 특별한 일정 없이 도시를 돌아다니고 낮잠도 좀 자며 여유롭게 보냈습니다.
드디어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날이 다가왔습니다! 저와 친구는 오전에는 푹 쉬고 오후에 구엘 공원(Park Güell)에 올라갔습니다. 구엘 공원도 역시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으로 그의 후원자였던 구엘 백작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사진은 개인적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들 중 하나입니다. 저도 정말 어떻게 이런 뷰를 잡았는지 모르겠어요. 누가 찍어도 예술 작품이 될만큼 경치가 정말 좋았습니다. 바르셀로나 도시와 높은 하늘, 저 멀리 지중해가 풍경을 수놓고 있습니다.
구엘 공원을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 듯 평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길거리 비눗방울 쇼를 보고 천진난만하게 좋아하는 아이들, 두 손 꼭 잡고 걷는 연인들, 즐거워 보이는 가족들... 이들 모두 행복해 보이니 저도 저절로 행복해지더라구요!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석양을 보기위해 구엘 공원에서 조금 더 올라가 벙커(Bunker del Carmel)라는 언덕으로 갔습니다. 이곳에서도 파밀리아 성당은 거대해 보이네요.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 서쪽으로 지기 시작했습니다. 저 석양은 내일도 지겠지만 저는 이곳 바르셀로나에서는 보지 못하겠지요.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석양을 기억에 담으며 멀리 보이는 도시의 야경과 함께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밤도 저물어 갔습니다.
많은 추억을 담아간 바르셀로나는 최고의 연말 선물이었습니다. 가우디의 향기가 남아있는 도시 바르셀로나. 언제나 이 모습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