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인미D Feb 13. 2021

11. 요가의 땀 냄새

<수련 후에 땀에 냄새가 날 수도 있는 상황?>


 나는 체질적으로 소음인이어서 땀을 거의 흘리지 않았다. 여름에도 손발이 차고 겨울에는 수족냉증에 발 동상에 늘 시달리는 체질이다. 내 모세혈관은 발끝, 손끝까지 안 분포되어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손발이 하얗게 잘 얼고 몸이 찬 편이다.

 그러니 웬만하게 힘들게 몸을 움직이거나 더워도 땀을 거의 흘리지 않는다. 체질적으로 차다 보니 냉커피도 완전 한 여름이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 요즘 사람들은 얼죽아라고 해서 한 겨울 눈이 오는데도 차가운 얼음을 띄운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먹는 건강한 체질이 참으로 부럽기도 하다. 나는 아주 어릴 때도 여름에 뜨거운 죽과 국을 좋아하는 할머니 입맛이라고 했다.

 개인적인 어설픈 신념 때문에 동물털과 관련된 옷을 입지 않다 보니 겨울은 그저 살기 위해 견뎌내는 계절이다. 그래서 나는 겨울이 참으로 고통스럽다.


 당연히 겨울에 내 땀샘은 모두 막혀있는 느낌이고 땀이라는 것을 흘릴 수 있는 체질도 아니다.

 한 겨울 집안의 온도도 19~21도를 유지하고 있어 겨울에 요가복으로 갈아입는 그 추운 순간, 차가운 요가복의 감촉이 힘들기도 하다.

그런데 수련을 꽤 오래 하다 보니 조금 체질에 변화가 생긴 건지 20도씨 언저리의 내 집이 따뜻할 리 만무한데 얇은 요가복을 입고 수련을 하는 중 종종 땀이 나기도 한다. 특히 얼굴 땀은 흘려본 적이 없는데 이마에서부터 땀이 주르륵 타고 내려와 눈, 코, 입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점점 피크포즈로 향하면서 어깨서기를 하고 있는데 등줄기를 반대로 타고 내리는 커다란 땀의 감촉이 느껴진다. 

 '아 나도 땀이 흘러내리는 사람이구나. 내 땀구멍은 막혀있지 않았구나.' 생각했다. 그것도 한 겨울에 흘리는 땀이라니 참으로 소중하고 신기한 땀방울이었다.

 물론 매일 일상에서 흘릴 수 있는 땀은 아니지만 추운 겨울에도 나는 수련 중에 약간의 땀을 흘릴 수 있는 체질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여름에 땀을 콸콸 흘리고 손이 아주 축축한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손이 미끄러지는 것이 무서워 요가 매트도 땀이 났을 때 손에 더 촥 붙는 제품으로 교체했다. 땀 콸콸이라고 해봐야 일반인에 비해서 거의 안 흘리는 편이긴 하지만 내 몸에서 땀이 흐르는 감촉을 거의 느껴본 적이 없어서 조금만 주르륵 흐르면 '어머 땀샘 폭발인가?' 하면서 혼자 좋아하고 있다.

  

 땀을 흘리면 노폐물이 빠져나가고 피부와 몸속에 누적되어 있는 화학 독소가 배출되어 해독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현대인들은 플라스틱을 통해 BPA 같은 독소에 노출되어 있다. 입으로 먹는 독소는 수일 내 간(liver)에서 대부분 90% 이상 해독이 되지만, 피부로 들어온 독소는 그대로 몸에 흡수되기 때문에 입으로 독을 먹는 것보다 더 위험성이 있다. 미처 배출되지 못한 독소는 몸속에 쌓여간다. 그런 점에 있어서 땀을 흘린다는 것은 몸속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기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땀을 흘리면 신체에서 화학오염물질(비스페놀-A (BPA)와 프탈레이트)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korean.mercola.com-  


 이전에는 땀을 거의 흘리지 않았기에 냄새에 크게 걱정을 해본 적이 없는데, 나도 조금씩 땀을 흘리다 보니 혹시 내가 느끼지는 못하지만 냄새가 나지 않을까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보통 요가원에는 샤워실이 없을뿐더러 요가가 끝난 후 샤워를 바로 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땀을 자연스럽게 마르도록 두는 편이거나 혹은 너무 불편한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샤워를 하라고 권한다.

 요가가 끝난 뒤 샤워를 하지 말라는 것에 많은 속설이 있지만 (요가가 대부분 구전으로 내려오고 전해지다가 기록으로 정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양한 견해가 많은 점 양해 바란다.) 아마 수련 중간, 후로 물을 마시지 말라는 것과 비슷한 의미일 것으로 보인다. 좋은 에너지로 신체를 채웠는데 차가운 물을 끼얹어 그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흐트러트리지 말라는 것이다.


 아무튼 원래 땀은 냄새가 없는 무향무취이다. 

 그러면 왜 땀에서 냄새가 나는가? 그것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스트레스와 독소 때문이다.


 보통 평온한 상태에서는 신체 전체에 분포함 땀샘(에크린샘)에서 땀이 난다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포크린샘(겨드랑이, 사타구니에 분포한 땀샘)에서 땀을 배출한다. 아포크린샘에서 땀이 날 때 지방, 단백질을 함께 배출하여 피부조직 위의 세균, 박테리아와 함께 산화가 되며 악취가 난다.


 다음으로 체내 독소가 악취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땀을 흘리며 나는 악취는 신체로부터 독소를 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식사와 생활환경이 독소로부터 먼, 안전하고 깨끗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면 땀으로 독소 배출로 인한 악취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현대인들은 신체 내에 어쩔 수 없이 일부 독성물질을 갖고 있어서 땀을 통해서 그 독소가 배출되어 악취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땀이 이렇게 독소를 배출한다는 내용을 공부하다가, 수련 중에 실수로 땀이 입이나 코, 눈으로 들어가기도 하는데 그럼 배출된 독소가 몸에 도로 들어가는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해 본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다룬 자료를 아직 찾지 못해서, 앞으로 수련 중에 땀이 날 때 그 땀을 절대로 먹거나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잘 닦으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주로 여름에 수련 후 땀 냄새를 줄이는 방법으로 수련 전에 샤워를 미리 하기도 한다. 피부 위의 세균과 박테리아, 탈락한 각질을 미리 제거하여 수련 중 생긴 땀과 만나 산화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때는 수련 후 땀이 나면 땀을 조금 닦고 말리면서 이솝 데오드란트를 몸에 뿌린다. 이솝은 자연의 향(피톤치드 느낌)이 강해서 그것이 몸을 감싸면 남아있는 체취를 자연스럽게 감출 수 있다. 보통 샤워 후 뿌리는 스프레이들과 달리 원래 땀과 체취를 가리기 위해 만들어진 데오드란트라 그런지 냄새 숨기기에는 아주 효과가 강력하다.


 예전 신혼여행 중 파리에서 이솝 앞을 지나가는데 너무 아름다운 자연의 향이 가던 길을 멈추게 했다. 매장에 들어가 '지금 매장에서 나는 이 향수 주세요.'라고 했는데 데오드란트를 주었다. 이 향은 마치 숲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주었다. 향은 좋지만 평생 뿌릴 일 없었을 것 같은 데오드란트를 지금은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아무튼 수련 후 땀이 나서 냄새가 난다면 스트레스를 조금 줄이거나 독성 있는 물질로부터 멀어지는 자연주의 생활방식으로 조금씩 바꿔보고 그냥 그마저도 쉽지 않다면 그저 샤워를 하면 되는 것이다. 기준이야 어떻든 내가 편한 방법으로 수련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요가에서 이렇게 하고 이런 것은 안되고를 나는 항상 '내 방식대로 조금씩 유연하게 적용해 보는 헐랭이적인 기준' 덕분에 사사로운 상황에도 수련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게 된다.


 정말 중요한 것은 모든 수칙을 잘 알고 지키기보다 그저 오늘도 요가라는 수련으로 내 몸을 움직였다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른 행로는 내 수련이 깊어지면서 점점 그 균형을 찾아가게 될 것이기에, 지금 너무 무리하는 선에서 절제와 절도를 향하지 않으려고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10. 여러분 1일 1요가 도전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