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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인미D Nov 25. 2023

7.작은 칫솔모를 찾아서

<나의 주말 양치질 10분. 이 칫솔은 2만원.>


 한 달에 두세 번 주말 아침, 아주 작은 칫솔모가 필요할 때다.

 

 일반적으로 내가 쓰는 칫솔은 칫솔모가 크다. 회사에서 쓰는 칫솔은 친환경적인 대나무 칫솔(헤드가 좀 큰 편), 집에서 쓰는 칫솔은 오랄비의 엄청 큰 헤드 칫솔이다. 큰 칫솔의 장점이라고 하면 빠르게 닦을 수 있다.


 평소에 양치질을 하는 순간은 외출과 출근 그리고 잠자기 직전. 즉 뭔가를 하기에 앞서 양치질은 빠르게 스쳐 지나가야 하는 의식일 뿐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에티켓이니 안 할 수는 없지만 3분은 너무 길다. 빠르게 양치질을 끝내기 위해 칫솔모가 큰 것이 유용하다.

 그러나 큰 칫솔모는 속도면에서는 커다란 강점이나, 꼼꼼한 솔질에는 젬병이다.


 평소에 양치질만 잘해도 스케일링 전까지 깔끔하고 건강한 치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지만, 바쁜 우리에게는 매 순간 양치질을 여유 있게 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주말아침 여유가 있는 날은 셀프 치아케어가 이루어진다. 이때 필요한 것이 작은 칫솔모다.

 내가 특별 케어용으로 쓰고 있는 아주 작은 칫솔은 미소카 칫솔이다. 칫솔모 세로 폭이 1.5cm 밖에 안된다. 칫솔모 길이에 치아 1개 정도가 커버된다. 


 이 칫솔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치약이 필요 없다는 것. 그러니까 물로만 스케일링하듯 아주 천천히 치아를 닦아낼 수 있다.

 치약이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아주 장시간 케어를 하듯 꼼꼼하고 천천히 치아를 닦을 수 있다.


 치약 얘기도 시작하면 또 한도끝도 없지만 짧게 말하면, 일반 마트 치약에는 합성계면활성제와 연마제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있다. 건강에 상당히 안 좋다는 말.

 아이허브에서 계면활성제 0%인 건강한 치약을 많이 써봤지만 사용감이 안 좋고 불편했다. 그렇게 정착한 것이 마비스 치약이다. 향, 성능, 안전성 모두 완벽하다. 완벽하지 않은 단 하나는 가격일뿐.


 양치질을 할 때 칫솔에 치약을 바른다는 행위는 빠르게 헹궈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조금만 오래 닦아도 치약과 타액이 섞여 줄줄 흐르거나 얼른 뱉지 않으면 목 뒤로 넘어가기에 충분한 양치질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헹궈내야 한다. 

 그러나 이 미소카 칫솔은 치약이 필요 없으니 타액 조절만 잘하면 상당히 오랫동안 치아를 닦아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그런 점에 있어 치약 없이 닦는 미소카 칫솔은 꼼꼼 치아 케어를 위해 최적이다.


 그렇게 이 미소카와 함께 셀프 스케일링 칫솔질이 시작된다.

 매일매일 꼼꼼한 칫솔질이 가능하다면 모르겠지만, 평상시 대체로 나는 양치질을 했다는 의식 이상으로 신경 써서 칫솔질을 하지 못한다.

 아침에는 멍해서 넋 놓고 치카치카.

 점심에는 업무로 빠르게 복귀해야 해서 후루룩 치카치카.

 저녁에는 졸리고 피곤해서 대충 치카치카.


 그래서 주말 아침이라도 일주일에 한 번일 뿐이라도 엄청나게 신경 써서 미소카 칫솔질을 한다. 

 아주 천천히 치아 하나하나 세어가듯 쓸어내린다. 양치질만 10분 넘게 하며 잇몸부터 치아를 하나씩 케어한다. 

 칫솔질은 치아를 하나씩만 닦아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솔직히 출근을 준비하는 분주한 평소 아침에 치아를 한 개씩 닦는 게 말이 되지 않는 사치이다. 그렇게 안 한다는 말이다.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는 것이 더 현실적인 답변.


 그래서 주말에 양치에 집착을 하게 되면 아주 꼼꼼히 케어를 하는데,

이렇게 치아를 하나씩 앞뒤로 닦으면 10분도 모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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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 멘트 같지만 전혀 아님. 

 개인적인 경험과 취향에 따라 선택하게된 제품들이다. 취향을 찾아 더 좋은 제품을 찾다 보면, 어쩔수 없이 가격이 좀 높다. 소모품치고는 값이 좀 나가지만 일단 써보면 다른 대안이 있을수가 없다. 취향만 점점 높아져서 참으로 곤란하다.



P.S.

 평소에 쓰는 칫솔은 아무거나 막 쓰지만, 주말 케어용 칫솔 취향이 아주 까탈스럽다. 여러 가지 써봤어도 미소카 칫솔만한 것을 찾을 수가 없다.


 치과의사가 만든 치간케어를 위한 뾰족한 치간칫솔(고양이 칫솔처럼 생겼음)은 오히려 전체 치아 스케일링용으로 내 취향은 아니었다. 

 치아 사이를 관리하기는 최적이겠지만, 나는 치아 전체면과 잇몸 연결라인 지점과 치간 사이를 동시에 적절히 케어하기를 원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칫솔모가 뾰족한 것보다는 어느 정도 면이 있는 15mm의 미소카가 최적이다.

 이 정도 크기는 치아 하나당 칫솔모 한 번으로 닦기 좋은 사이즈다. 치아 하나에 칫솔을 대면 양쪽으로 솔이 살짝 넘어가는 칫솔모 크기다.


 그러나 이 칫솔의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이 칫솔 2만 원이 넘는다. ㅠㅠ

 오 신이시여~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평소에 관리를 안 해서 이미 치아가 아파지고 나면 그 치료비용은 훨씬 더 크기 않을까? 그거 생각하면 이 칫솔은 저렴하게 투자 가지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미소카 칫솔 포장조차 상당히 고급이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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