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나 자신>
내가 나를 칭찬하기 어렵다.
내가 나를 달래기도 어렵고,
내가 나를 설득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요가를 하기 위해 매트에 설 때만은 나는 나를 위한 친절한 선생님이 된다.
타인에게 친절을 기대할 필요가 없다.
내가 나에게 친절한 시선과 생각으로 대하면 되니까.
오늘 나에게 아무도 위로를 건네지 못했지만, 요가를 하며 나에게 친절한 요가 선생을 만난다.
세상이 아무리 나에게 차갑게 대했어도.
믿었던 사람이 나를 힘들게 해도.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나를 아프게 해도.
오늘 저녁 나는 나에게 친절한 요가 선생님이 된다.
그리고 수련을 하는 동안 나는 가장 착하고 순한 사람이 되어보려고 한다.
자신감 넘쳐서 오만했던 나를 내려놓고,
마음이 급해서 주변을 돌보지 못했던 성급함을 멈추고,
솔직해서 상처줬던 일들, 오해해서 상처받았던 일들,
억울하지만 해명하지 못한 답답한 마음들.
그 누구라도 모든 상황이 내 편이기만 할까.
말 못 할 사연들 수백 개씩 마음에 품고 있는 자신에게 연민을 느낄 필요 없다.
그저 조용히 친절한 요가 선생님을 만나면서 흘려보내면 된다.
우리는 그렇게 많은 것들을 흘려보낼 수 없어서, 브레이크를 걸어서 싸움을 하고 해명하고 따지고 분노하면서 일을 키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세상과 주변 사람은 내 마음을 몰라준다며.
그런데 사실 세상이 내 마음을 꼭 알아줄 필요가 없다.
정작 자기도 스스로의 진심을 모르면서 남이 먼저 알아내고 달래줘야 할까.
누구든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의도를 가지고 고의로 슬프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일일이 멈춰서 따지고 해명하거나 납득할 필요 없다.
상처가 나를 괴롭혀도 스치듯 흘려보내는 것이 낫다.
모든 상처를 일일이 붙잡고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
이미 받은 상처는 해결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픔을 떠나보내는 것이 가장 빠른 치유가 된다.
상처가 도저히 털어지지도 흘려보내지지 않아도 괜찮다.
퇴근 후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친절한 요가 선생은 내 속에 있다.
힘들었지?
자, 오늘도 요가매트에 잘 왔다…한번 해볼까?
오늘이 너무 지쳤다고 수련을 하지 않았다면, 아쉽게 나의 친절한 요가 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없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유일한 요가 선생님.
힘들고 지쳐 있더라도 요가 매트에 서게 되면 생각지도 못했던 요가 선생이 나타나 나를 위로하고 달래준다.
이 수련 오늘은 마무리 지을 수 없을 거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다음 동작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요가 선생님이 된다.
억지로 시키지 않는데 자연스럽게 내 안의 요가 선생님은 나를 이끌어간다.
우리는 으레 나의 상처를 다른 사람을 통해 회복하고 싶어 한다. 스스로 위로하고 회복할 에너지가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너무 지쳐있을 때 자신을 위로할 힘이 남아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남이 나를 도와주길 바라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누군가가 위로를 잘해준다고 해도 그건 잠시일 뿐이다. 그래서 늘 실망을 하게 된다.
도움을 주려 했던 타인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고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한다.
지금 너무 지쳐 스스로 위로할 힘이 없다면 당장 이겨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 이겨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진짜 내 속의 아픔은 내가 직접 이겨내고 극복해야 한다. 남이 대신해 줄 수가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친절한 요가 선생이 필요하다. 아픈 시간을 함께 흘려보내기 위해 도와주는 친절한 선생이...
스스로에게 칭찬도, 설득도, 위로를 해주기가 쉽지 않다. 결심만으로는 위로나 회복이 가능하지가 않다.
하지만 내 속의 요가 선생님과 수련을 하다 보면 진한 고통들이 약간 희석된다.
그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면 조금씩 괜찮아진다.
나는 나를 위해 요가 티처 트레이닝을 수료했다.
세상을 위로하고 타인을 도와줄 능력도, 큰 야망도 없다.
그리고 내가 그런 큰 그릇도 안된다.
단지 나를 위로하고 나를 이끌어 가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내가 조금 더 담대하게 세상을 잘 살아가길 원하고 있다.
늘 나를 미워하고 푸시하던 삶에서 나에게 조금 더 친절한 요가 선생 친구를 만들어줬다.
생각과 결심만으로는 스스로 위로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나의 치유를 돕는 요가와 함께하고 있다.
오늘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건 괜찮다.
나의 친절한 요가 선생님과 함께 하면 곧 괜찮아진다.
오늘 안 괜찮아지면 내일 혹은 몇 달 뒤라 해도 결국은 괜찮아질 거다.
모두가 친절한 요가 선생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