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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조한 글쓰기 Aug 01. 2015

11. 짧게 쓰기(2)

간결한 문장 마무리로 글을 깔끔하게 만들기

지난번 접속사로 인한 문장이 어떻게 늘어지는지 살펴봤다. 이번에는 문장 종결 부분을 살펴보겠다. 긴 종결처리는 문장을 길게 만드는 주범이다. 긴 종결의 예는 아래와 같다.


브런치에 건조한 글쓰기를 연재한지 벌써 두 달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매우 빠르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모쪼록 건조한 글 쓰기가 여러분의 삶에 조금이나마 유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 글을 본 심정은 어떤가? 공손하고 겸손하다는 느낌과 질질 끈다는 느낌 중 하나로 짐작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겠다. 건조한 글쓰기 기준으로 보면 위 글은 끝을 길게 끈 안 좋은 마무리다. 보통 겸양의 뉘양스로 많이 쓰이나 그리 효과적이지 못하다. 그 이유를 요약하면 아래 3가지이다.


첫째. 건조한 글을 읽는 사람이 바쁜 사람일 확률이 높다. 면접관, 인사담당자, 교수, 직장 상사, 심사자 등이 당신의 건조한 글을 읽게 될 것이다. 많게는 수백 건의 건조한 글을 읽어야 하고 당신의 글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읽히는 문장이 매우 제한적이다. 겸손에 글자를 낭비하지 말자.


둘째. 건조한 글의 주요 목적은 주장과 설득이다. 자칫 겸손은 이 목적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오히려 건방진 말투로 보이지 않을까 싶은 글이 설득력이 높다. 글은 말하기와 다르게 어조와 어투가 없다. 오로지 메시지로만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따라서 글의 메시지는 말하기의 메시지에 비해 보다 간결함과 단호함이 필요하다.


셋째. 정리되지 않아 보이고 성의가 없어 보인다. 보통 종결이 긴 경우는 글쓴이가 평소 말하는 습관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글쓴이는 자연스럽다 느껴도 독자 입장에서는 정리되지 않아 보일 수 있다. 글의 담백함이 떨어지고 탈고를 안 한 것 같은 인상을 주게 된다.


그럼 종결을 짧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필요 없는 서술을 제거하면 된다. 없애도 될까 싶을 정도로 일단 없애 보자. 탈고는 훈련을 통해서 늘지만 참고할 만한 간단한 팁을 드리겠다.


첫째. 문장에서 진행형을 없애자. 우리가 흔히 쓰는 '~하고 있습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의 종결은 영어의 현재 진행형의 번역투이다. 간단히 현재형인 '~합니다. ~생각합니다'로 바꾸면 된다.


둘째. 3인칭 시점에서의 종결을 1인칭 시점의 종결로 바꾸자. 예를 들어 '지각하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있습니다'를 보면 본인의 감정을 흡사 3인칭 시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그냥 '지각이 걱정됩니다' 하면 끝이다.


문장의 종결은  깔끔할수록 좋다. 초밥을 먹은 후 장국의 텁텁한 상태로 마치는 것과 녹차의 깔끔한 상태로 식사를 마치는 것 중 무엇을 선호하는가?


끝으로 위 예시글의 종결 부문만 탈고한 글을 올린다. 탈고전 글과 끝 맛을 비교하며 읽으시면 보다 담백해진 글 맛을 느끼실 수 있다.


브런치에 건조한 글쓰기를 연재한지 벌써 두 달째입니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매우 빨랐습니다.

모쪼록 건조한 글 쓰기가 여러분의 삶에 조금이나마 유익하길 바랍니다.

By 건조한 글 쓰기 - 정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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