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자기소개서 공개, 그리고 새로운 시작
안녕하세요? 건조한 글 쓰기 정연승입니다. 요즘 환절기 독감 유행인데 건강 관리 잘하고 계신가요? 봄이 오는 만큼 각 기업의 채용 계획 소식이 여기저기 들려오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전쟁의 시작이네요.^^
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자기소개서에 대해서 몇 화에 걸쳐 연재하려 합니다. 건조한 글 쓰기를 연재하면서 주로 방법론적인 이야기를 전달드렸다면 한 번쯤 실용적인 글 쓰기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이론과 실전은 다르니까요^^
자기소개서만큼 본인 커리어와 삶에 직결되는 글 쓰기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요즘처럼 신입, 경력할 것 없이 취업이 매우 어려운 시기엔 더욱 그렇습니다. 저도 1년 가까운 시간을 취업 준비생으로 있으면서 암담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ㅠㅠ (지금도 고생하시는 전국의 취업 준비생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한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2015년 상반기 입사지원 경험자 828명을 대상으로 '입사지원 횟수'를 조사한 결과, 평균 20곳에 지원한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서류 합격률은 평균 18%였다고 하니 중복 합격생을 빼면 체감 합격률은 이보다 훨씬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10명 중 1명만이 서류의 1차 관문을 넘었다고 생각하니 한숨부터 나오네요. 그렇다면,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현재 미취업 상태인 응답자(462명)들은 상반기 취업 실패 이유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구직자가 많아서'(45.5%,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계속해서 '스펙이 부족해서'(43.5%), '역량을 충분히 어필하지 못해서'(36.1%), '기업 채용 기준이 불분명해서'(29.7%), '채용 자체가 너무 없어서'(29.7%)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렇다면 공채 취업 성공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 어떤 것을 생각하고 있을까요?
'지원횟수 늘리기'(46.5%, 복수응답)를 1순위로 선택했다. 이외에 '스펙 쌓기'(35.1%),
'눈높이 낮추기'(33.8%), '목표 명확히 세우기'(29.2%), '자기소개서 컨설팅'(23.4%),
'실무경험 쌓기'(19.9%)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자기소개서 컨설팅이 23.4%나 보이는 것이 눈에 띕니다. 자기소개서 컨설팅 1번 받는데 30만 원이라는 충격적인 기사가 나오는 게 괜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만 왜 제 자신을 소개하는데 컨설팅까지 받아야 현실이 좀 서플프네요.
이번 건조한 글 쓰기 연재는 제가 한창 원서를 넣던 시기(2009년)를 반추하면서 그때 있었던 사건과 결과물을 적절히 조합해가며 쓰겠습니다. 목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과 같은 느낌으로 이해가 쉬우셨으면 좋겠네요. 실제로 그때 썼던 제 일기와 자기소개서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2009. 09.10
짜증 난다. 또 떨어졌다. 왜 떨어졌는지 이유나 알고 떨어졌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스펙이 훌륭한 편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안다. 그래도 서류에서만 5연패라니 이건 아닌 것 같다. 자기소개서를 읽어는 보는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이럴 거면 뭐하러 쓰는 것인지 모르겠다.
7년 전 제 모습은 이랬습니다. 패배감, 무력감과 함께 자기소개서 무용론이 보이네요. 정말 자기소개서는 채용에서 정말 쓸모가 없는 것일까요? 개인적인 채널을 통해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내린 결론은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보고 서류를 뽑는 회사와 면접에서 활용하는 회사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서류 심사에서 자기소개서가 안 쓰일지라도 면접에서는 거의 무조건 쓰이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는 것이지요. 실제 면접장에 가보시면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대부분의 질문이 이뤄집니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를 대충 쓰고 이력서의 스펙으로 서류를 통과하겠다는 전략은 면접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확률이 큽니다. 이런 이야기를 7년 전으로 돌아가 제게 해주고 싶네요.^^
2009.11.07
생일인데 답답하다. 늘 그렇듯 불합격.. 문제는 이번 불합격은 좀 특별하다는 점이다. 내 자기소개서에 매우 큰 문제가 있음을 새삼 느낀다. 이렇게 한 번도 못 붙는 것은 뭔가 아니라는 것 같다. 일단 서류에서 떨어지는 이유를 자기소개서에서 찾아보자. 좀 잘하자.
7년 전, 제 실패한 자기소개서를 소개하겠습니다. 매우 창피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가장 빠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이것도 매우 수정한 후의 자기소개서입니다. 읽으시면서 손 발 오글거림에 특히 주의하세요. 물론 탈락한 자기소개서입니다.
교육 회사에 지원하면서 쓴 지원 동기
뭐가 문제였을까?
[세심한 눈과 따듯한 영혼을 지닌 사람]
제가 XX의 마케터가 되려는 이유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최대 관심사인 마케팅과 온라인 교육 관련 일을 함께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는 온라인에 교육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조 8,704억 원의 e-러닝 매출액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보다 값진 교육 기회의 평등 가치를 e-러닝 콘텐츠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급 청각 장애가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는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강좌의 빠른 진행으로 친구가 강사의 입 모양을 통해 뜻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어 온라인 전문 사이트에 건의한 ‘수화 영상 서비스’가 검토되지 않는 것을 보며 제가 직접 온라인 교육 실무자가 되어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마케팅을 하고 싶었습니다. 공모전, 외부 교육을 통해 기른 마케팅 열정과 e-러닝에 대한 남다른 고민 경험이 있는 저 정연승이야말로 XX의 신입 마케터로 적임자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7년 전 위에 소개한 제 글을 지금의 제가 첨삭한다고 가정하고 글을 쓰려합니다. 그럼 앞서 설명드렸던 건조한 글 쓰기가 자기소개서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위 글을 어떻게 다듬어야 할지도 이야기하겠습니다. 다음 글쓰기까지 제 지원동기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시는지 그런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모쪼록 제 글이 0.1%라도 합격의 확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대문 사진 출처: 서울시 공식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