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은 헛되지 않다. 다만 호불호가 있는 만년필
안녕하세요. 건조한 글 쓰기 정연승입니다.
그동안 글 쓰기 방법론과 사례 위주로 인사드렸습니다.
이제 그 외연을 확장하여 글 쓰기의 도구인 펜과 문구류까지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저는 펜에 있어서는 굉장한 마니아와 무관심한 분 사이 정도에 있습니다. 남들보다 필기구에 더 관심이 있는 정도겠네요. 따라서 리뷰의 눈높이는 '펜에 관심이 약간 있으시거나, 필기구가 요즘 멋져 보인다'라는 분이 되겠습니다.
그 첫 리뷰는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레드 골드 클래식 만년필, 흔히 몽블랑 145라 불리는 만년필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펜 중 가장 고가의 녀석이면서 애용하는 펜입니다.^^
몽블랑 만년필의 대표 라인은 마이스터스튁의 145,146,149이 있습니다. 몽블랑은 이 라인을 기반으로 매우 다양한 스페셜 한정 라인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중 몽블랑의 가장 기본이자 대표 라인이 마이스터스튁입니다. 가장 크고 비싼 게 149, 얇고 저렴한 게 145가 되겠습니다. 149는 파커 51(최근은 듀오 폴더를 뽑는 분도 계십니다), 펠리컨 M800과 함께 세계 3대 만년필로 뽑히는 명작입니다.
오늘 설명드리는 145는 149의 동생뻘쯤 되는 만년필입니다. 가장 얇고 펜촉도 작으면서 시리즈 중 거의 유일하게 컨버터 카트리지 방식입니다. 정가는 71만 원이나 인터넷 최저가로는 60만 원 중반대까지 보입니다. 참고로 몽블랑은 유명한만큼 가품이나 병행 수입도 많아 주의하셔야 합니다.
몽블랑과 몽블랑 블랙 잉크입니다. 박스부터 참 이쁘게 생겼네요.^^
몽블랑은 호불호가 많은 만년필입니다. 일단 가성비 논란입니다. 145보다 상위 레벨이라 할 수 있는 펠리칸 M800의 경우 50만 원 대면 살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블랑'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명품 이미지 때문에 충분히 그 값을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개인의 선택이며 정답은 없지만 만년필 애호가가 몽블랑 한 자루 없으신 분은 아직 못 봤습니다. 그만큼 호불호를 떠나 일단 가지고 있는 펜이 몽블랑입니다. (보통 146 이상을 많이 가지고 계시지요)
몽블랑 145는 여성분이나 약간 얇은 펜을 선호하는 분께 추천드립니다. 만년필다운 두툼한 느낌은 146 이상으로 가셔야 합니다. 대략 아래 정도입니다.
다른 펜에 비하면 그렇게 얇은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평범한 수준이지요. 그래서 입문하시기 편한 측면도 있습니다.
제가 가진 촉은 F촉입니다. 대략 0.7~0.8mm 정도로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몽블랑은 특유의 풍부한 잉크량을 자랑합니다. 잉크가 너무 많이 나온다고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특히 일본제 만년필을 쓰셨던 분은 힘들어하시더군요. 그래도 만년필을 볼펜처럼 사용하시지 않으시려면 풍부한 잉크가 주는 그 맛을 아시길 추천드립니다.^^
몽블랑 145의 펜 촉(닙)은 14K 금입니다. 무려 금을 쓰는 것에 놀라시는 분도 있습니다. 보통 만년필은 스테인리스 촉과 금 촉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스테인리스가 꾹꾹 눌렀을 때 휘는 정도가 약하고요. 금은 그 보다는 더 잘 휘겠지요?^^
매우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 평점과 총평
필기감 : 18점(얼음 위에 쓰듯 쭉쭉 미끄러짐. 까끌까끌한 느낌을 선호하신다면 몽블랑은 좀..)
그립감 : 16점(남자인 제게는 146이 더 손에 잘 감깁니다. 여자분이라면 145가 더 좋을 듯)
디자인 : 18점(변하지 않는 최고 만년필 스탠더드)
브랜드 : 17점(몽블랑이 아닌 몽블랑 145의 평점)
가성비 : 15점(몽블랑입니다...)
총점 : 86점
총평 : 사면 후회 없을 명작. 구매 후 상위 기종 146,149에 바로 눈이 가는 건 단점(사람의 욕심..)
세필을 좋아하시는 분은 몽블랑 특유의 굵기와 잉크 흐름이 싫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몽블랑 특유의 미끄러지듯 나가는 필기감은 이 펜이 왜 명품인지 대번 설명해줍니다.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5는 쓰는 맛을 더해 줄 훌륭한 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