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건조한 글쓰기 Jun 03. 2020

전화 오는 소셜커머스 MD, 왜?

요즘 소셜커머스 MD가 하는 일

스마트 스토어 개설 초기, 소셜커머스 MD에게 연락이 온다면?^^



스마트 스토어를 오픈하고, 한 달쯤 지났을 때 일이다.

7개 정도의 상품을 올렸을 무렵, 한 통의 전화가 울렸다.

난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는 습관이 있다.

왜냐하면 보통 모르는 사람이 전화부터 대뜸 걸진 않기 때문이다.


모르는 번호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문자로 달라는 답신을 했다.

별다른 회신이 없었고, 그렇게 스팸 하나가 지나가는 듯했다.


그리고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다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문자 회신 요청.


그런데 본인이 유명 소셜 커머스의 MD라고 하며,

명함이 있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내 스마트 스토어를 상당히 인상 깊게 봤다며,

'에어프라이어 요리, 정확히는 에그타르트 기획전'을 함께 해보고 싶단다.


이렇게 허접한 스마트 스토어를 보고??

혹시 착오가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https://smartstore.naver.com/whitespaceseoul/products/4950982993


이게 웬 떡이란 말인가?

한 달간의 고생이 이렇게 보상받나 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순진했다.

모르면 이렇게 순진해진다.



아무튼 다시 전화가 오고, 설레는 마음으로 잠금해제..

일단 사이트에 판매자로 가입부터 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신입 판매자는 수수료 혜택이 많다면서, 친절함과 동시에 서두름이 느껴진다.


날 위해서 이렇게 친절하게 서둘러 주다니..ㅠㅠ

나야 빠르면 좋지 싶었다.

일주일에 하나 팔리는 지금 생활도 곧 추억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얼른 가입하고, 상품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기획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응이 썰렁하다. 상당히 귀찮은 느낌을 받는다.

볼일 다 봤다는 것 같다.


가입이 완료되자, 볼일 끝났다는 반응이다.

대충 파일 하나 보내고, 여기에 제안서를 적어서 내면 검토하고 알려준단다.

검토하고 알려준다라... 같이 만들어가자고 먼저 제안하고는 갑자기 검토자로의 빠른 태세 전환이라니 당황스럽다.



아무튼 그렇게 파일을 열었는데, 헷갈리는 표현 투성이다.

예를 들어, 최저가 20%라고만 적히면 그 의미를 누가 알겠는가?


나중에 파악한 내용은 최저가 20%란 의미는

인터넷에 올라온 동일 상품의 최저가에 20%를 내린 가격이란 뜻이었다.


엄연히 계약인데, 이렇게 이해가 안 되면 곤란하다 싶었다.

단어의 뜻도 중의적이고 기획전 종류도 10가지가 넘어,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메시지의 답장은 오지 않았고, 몇 시간 뒤 무슨 일이냐는 메시지가 왔다.


조금 화가 났다. 거꾸로 내가 스팸이 된 느낌이었다.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고, 전화로 현재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하고 싶은 기획전과 아이템도 설명했다.


돌아온 대답은 홍보 효과를 위해, 역마진의 가격으로 올린다면 기획전을 검토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계약과 개념에 대해 모르는 부분은

홈페이지에 잘 설명되어 있다는 말과 함께 끊었다.



그리고 정확한 타이밍에 또 다른 소셜커머스에서 MD라는 사람의 연락이 왔다.

아직 해당 커머스에 가입이 안되어 있는데, 본인이 도와주겠다고 한다.

나는 조용히 스팸 차단을 했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소셜커머스 MD와의 추억이다.

내가 평소에 생각한 MD의 역할과는 매우 거리가 멀었다.

이것은 사실 평소 거르는 가입 유도 TM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뉴스를 검색해보니, 온라인 유통의 확산에 힘입어

각 커머스사에서 MD를 대량으로 채용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보다 공격적인 채널 구축과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413686622389208&mediaCodeNo=257&OutLnkChk=Y


그러나 내 경험은 조금 달랐다.

위에서 설명하는 MD와 내가 겪은 MD와는 다른 것인가?

만약 다르다면,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튼 필자가 아는 MD는 상당히 멋있는 직무였다.

매력적인 아이템을 발굴하고, 합리적 조건에 소싱하고,

이것을 판매자와 함께 마케팅해나가는 것이 MD의 본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멋있는 MD가 요즘엔 머든지/다한다의 준말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물론 각 채널과 업종에 따라 MD에게 요구되는 업무도 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사이트 가입 유도가 주 업무인 사람에게는 적어도 MD 타이틀은 어울리지 않는다.


따라서 스마트 스토어 개설 후, 이러한 소셜 커머스의 딜 추진은 매우 꼼꼼히 조건을 따져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마트 스토어의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