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건조한 글쓰기 May 31. 2021

MZ세대를 공부할 수 있을까?

회사 내 세대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하여

MZ세대나 꼰대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는 생략하겠다. 참고로 필자는 이렇게 획일적인 가르기는 매우 싫어한다. 강남에 산다고 모두 부유층은 아니다. 이분법적 사고가 편협하게 만드는 원인이라 생각하며 글을 시작한다.


최근 언론에서 MZ세대를 이해하려는 움직임, 꼰대를 벗어나려는 노력, 그에 부합하는 정책들이 앞다투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리뷰를 보면, 매우 큰 간극이 존재하고 있다. 왜 그럴까?


온라인 상에서 나타나는 각자 세대의 논리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기성세대가 보는 MZ세대

개인적이며 심지어 이기적이다.

워라벨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회사의 충성도가 낮다.

눈치 보지 않으며, 조직 내 승진 야망이 부족하다.

책임감이 떨어지며, 끈기가 부족하다.


MZ세대가 보는 기성세대

집단적이며, 조직에 매여있다.

야근, 회식 등 계약 조건을 넘어서는 요구를 한다.

실무 능력이 부족하고, 정치적이다.

고집이 강하며, 의견을 강요한다.


재미있는 부분은 지금의 기성세대도 앞선 세대로부터 매우 유사한 피드백을 받았다. 반대로 그들을 보는 지금의 기성세대도 지금의 MZ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의 MZ세대가 그다음 세대인 10대를 보는 관점도 비슷하다.


MZ세대가 보는 현 10대의 모습

매우 개인적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우리가 아마 마지막으로 말이 통하는 세대일 것이다



필자는 세대 간 갈등은 필연적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각자의 원초적 욕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세대 간 갈등을 시대의 변화로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 시대의 마인드는 10년에 한 번씩 크게 변화한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시대의 변화보다는 개인의 상황 변화가 원인이다. 이 개인의 상황 변화는 계약 조건의 변화로 이어진다.


상상해보자. 필자가 MZ세대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월급으로는 충분한 자산(집 등)을 취득하기 어렵다.

승진을 위해서 필요한 투자 대비, 기대되는 혜택이 부족하다.

승진한다고 해도, 이 월급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이직을 능력으로 보는 분위기다.

따라서 승진을 위해 한 조직에 충성하기보다는 (1) 여러 조직을 이직하며 몸값을 높이거나, (2) 아예 월급의 상승을 포기하고 편하게 살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50대가 된다면 어떻게 바뀔까?

(부양가족이 있다면) 돈이 더 필요하다.

월급 외 기대되는 수익이 부족하며, 이직의 기회가 없어졌다.

회사 내 직급이 올라감에 따라, 맡은 책임이 늘었다. 즉 못하면 잘린다.

따라서 본인의 성향과는 다르게 자연스럽게 회사 중심으로 사고하게 될 것이다. 당장 퇴사해도 다음 취업을 기대할 수 있는 나이와 그렇지 않은 세대의 행동 양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50대 직장인은 어떻게 해서든 회사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서 정치질도 하는 것이고, 피해가 생길 것 같은 일에 대해서 철저히 피하는 것이다. 동물적 생존 본능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야유회에서 고위 임원이 자기 신발에 소주를 붓고 그걸 마시는 고위 임원을 목격했다. 이런 저급한 행동이 옳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다만 살기 위해 그 더러운 소주를 마신 고위 임원의 입장은 감히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뭐 어쩌겠는가...


이런 기성세대의 상황을 MZ세대에 그대로 대입하고 강요하면 곤란하다. 그들은 당신이 아니다. 부양가족이나 회사 내 잃을 것도 상대적으로 적다. 그리고 더 좋은 다른 곳으로 가면 그뿐이다. 당신처럼 묶여있는 몸이 아니다. 게대가 상사인 당신이 직접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반대로 현 MZ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이 그토록 싫어한 꼰대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왜냐하면 점점 그 꼰대의 위치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조직 내 승진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차면 승진하거나 나가야 한다.


필자도 신입사원 때 직속 팀장님과 멱살까지 잡으며 프로젝트 회의 때 싸운 적이 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승진했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일부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늙어서 이해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상황과 가까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이해 충돌에서 오는 갈등을 대화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한편으로 게으르고 무책임한 해결책일 것이다. 필자는 회사라는 이익 집단에서는 서로가 감정적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믿는다. 상사가 이해해 주겠지라는 기대 / 부하직원이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고민해주겠지 등의 기대를 접는 것이다.


오히려 성과를 가지고 냉정히 판단하고, 그 과정은 각자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구성원은 조직이 싫으면 그곳을 떠나면 된다. 사실 지금 속한 조직에 얼마나 큰 애정이 있는가? 이젠 그런 낭만이 있는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세대 간의 갈등은 계속 이뤄질 것이다. 그리고 점차 개인의 역량과 효율성, 성과 위주의 판단이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흡사 실리콘벨리의 기업 문화로 되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본인에게 유리한 변화 흐름인지는 각자의 판단일 것이다.


우리는 서로 근로계약서에 동의한 어른이고 프로다.  


매거진의 이전글 돈에 대한 아픈 기억 - 전세 계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