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라 글쓰기 20기] 2일 차, <섬>을 읽고
알베르 카뮈의 스승으로 유명한 장 그르니에.
그의 산문 선집인 <섬>을 만났다.
'섬'을 떠올리면 내 머릿속에는
안개로 덮여있는 섬이 떠오른다.
섬의 형체가 보일 듯 말 듯 ,
가랑비가 보슬보슬 오고 있으며
회색빛이 감싸 안은 섬 말이다.
고독한 섬.
왜 나는 햇빛이 쨍한 섬이 아니라,
고독한 섬의 모습이 떠오를까.
아무래도 내 안에 있는 고독이 일렁이는 게 아닐까.
사람을 좋아하고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나이지만,
뒤집어 생각해 보면
사람을 좋아하는 깊이만큼
그만큼 외롭다는 증거일 테다.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때로는 외로울 때가 있다.
마음을 깊이 나누지 못할 때,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씁쓸한 고독의 파도가 친다.
예전엔 고독을 피하려 했다.
이제는 안다.
고독은 나를 자라게 하는 자양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고독해 보이는 섬은 섬은 홀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바다 아래에서 보면 모두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섬처럼 모두 연결된 존재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혼자 있는 때에도 혼자 있는 게 아니다.
묵묵히 뒤에서 응원을 보내고 기도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에 책을 내고 메시지를 주는 사람들,
구매해 주었다는 사람들의 연락을 받았고 감사했다.
특히 친정 엄마는 나보다 더 기뻐해 주셨다.
교회 권사님들께 개인 저서 출간 소식을 전하고
이모들에게도 연락을 하셨다고 한다.
다들 기뻐해 주시며
흔쾌히 책을 구매해 주신다고 했다.
몇 해 동안 얼굴 못 본 친구들도,
오랫동안 얼굴을 보지 못한 친척들도
다시 연결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는 중이다.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함께할 수 있는 능력과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사는 능력이 필요하다.
서로 어울려 맛있는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눈다.
서로 마음을 나누고 위로를 전한다.
하지만, 때로는 철저히 고독해져야 한다.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혼자 고요히 나를 둘러싼 소리와 향기를 맡는다.
내 앞에 있는 것을 지긋이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를 알아가며 충전하는 시간이다.
바람이 분다.
파도가 친다.
다시 가까워지는 것..... 나는 오직 나무들, 하늘, 동물들, 침대, 탁자의 일상적인 되풀이를 통해서만, 육체적이고 자연적인 기조에 의해서만 다시 가까워질 수 있다. 우리는 항상 어딜 가나 우리를 따라다니는 어떤 존재를 우리의 마음속에 지니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 다른 존재는 단순한 정신적 애착만으로도 가까워질 수 있다. <섬> 장 그르니에,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