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기를

<버려야 보인다> 윌리엄 폴 영

by 조보라

내 안에 아주 깊이 뿌리박힌 습관 중에 하나는 바로 '비교의식'이다.

다른 사람과 견주면서 내 위치를 파악하는 습관.

나는 이 습관을 비우기 원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저 멀리, 위에 있는 사람과 저울질하는 게 아니라 나랑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과 비교하는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사실 아예 나와 어마어마한 격차를 가진 사람이라면 아예 비교 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삼성 이재용 회장의 아들이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나랑 무슨 상관인가. 아예 다른 세상을 살기 때문에 비교의식이 생기지 않는다.


결국, 내 옆에 나와 관련있는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이나 상황이니까 비교하게 되는 것이다.


나의 경우, 같이 입사한 직장 동기들이 지금은 얼마만큼 승진을 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가장 빠르게 승진한 동기는 이미 본부장이 되어 있다.

그리고 부장, 팀장, 한 기관의 기관장이 된 사람도 있다.

나처럼 일반 직원인 경우도 있다.

직책을 달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처음에는 몹시 못마땅했다.

내가 그들보다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닌데 라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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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드라마를 보고 울컥한 부분이 많았다.

상무가 되기 위해 간쓸개 다 내주며 일하던 김 부장이 결국은 좌천되고,

결국 퇴사를 결정하게 되는 과정이 마음이 아렸다.


김부장이라는 수식어를 빼면서 진짜 자기를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

드라마 장면 중, 술먹고 차비가 없어서 집에 뛰어가는 '김낙수'를 찾아온 정장입은 '김부장'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생각난다.

'김낙수'는 '김부장'에게 도대체 너는 왜 임원이 되고 싶었냐고 묻는다.

몰라서 묻냐며, 지키고 싶었다고 답한다. 아내, 아들, 가족, 내 집, 내자리 지키고 싶었다고 말한다.


김낙수는 그게 다냐며 한 번만 솔직해 보자고 말한다.

결국 김부장은 '자존심'이었다고 말한다.


김낙수는 내가 뭘 그렇게 잘못 살았냐며, 앞만 보고 달리라는 세상이

이제는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자신도 돌아보고 주변도 돌아보고 그러라며 한숨을 쉰다.


김부장은

자기 안을 들여다 보니 자기가 없다고

공허하고 텅 비어 있다며,

주변을 돌아보니 자기 등 뒤에 다 타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지켜주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내 등 뒤에서 아내와 아들이 나를 지켜 주고 있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은 그것도 모른 채

알량한 자존심만 꽉 지켜주고 있었다고 말한다.


김낙수는 김부장의 등을 토닥이며 말한다.

"그것 좀 내려놓자

김 부장, 그동안 수고했어.

정말 애썼어.

그리고 미안하다.

내가 너한테 선물을 한 번 못 줬어."


행복하라며, 고맙다고 잘가라고 서로 인사를 나눈다.

김낙수와 사회적 페스소나인 '김부장'이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자기 안에 있는 마음을 들여다 보고, 그것을 인정한다.

이제는 꽉 움켜쥐고 있던 것을 내려 놓는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도,

내가 비교하면서 얻으려고 한 것,

결국 지켜내고 싶어서

내가 안간힘을 써온 것들은

결국 내 자존심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을 내려 놓는 게 필요하다.


직책을 다 내려놓고도

나는 나로 존재하는가.

내 안에 꽉 채워져 있는 내가 있을 수 있을까.

언젠가 나 역시 퇴사를 하거나

내가 하는 일을 그만 둔다 하더라도

공허하지 않기 위해

이제 나는 어떻게 살면 좋을까.


첫째, 비교값을 타인에게 두지 않는 게 필요하다.

타인의 삶을 쫓아가기 위해 자신을 채근하고 괴롭히지 않아야 한다. ,

자꾸 이 사람, 저 사람 모습을 보면서 비교하며 왜 나는 저것을 가지지 못한 걸까 괴로워하게 된다.


둘째, 내가 진짜 살고 싶은 삶이 무엇인지 아는 게 필요하다.

이걸 제대로 모르니까 이리 저리 흔들리게 된다.

내가 살아가고 싶은 나만의 삶의 모습을 명확히 한다면 잠시 흔들릴 수는 있지만 아예 꼬꾸라지지 않을 것이다.


셋째, 나의 능력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하지 못하는 일을 구분하는 지혜가 생긴다.

할 수 있는 일은 더 발전시키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 못하는 일은 마음을 비우고 받아들이는 겸허함을 가진 사람이 될 것이다.



사회적 직책은 잠시 나에게 주어진 임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직책이 내 자신 자체가 되지 않기를.

직책에 따라 내 인생의 수준과 태도가 결정되도록 내버려 두지 말자.

직책만으로 자부심을 느낄 일도,

나의 자존심을 하락시킬 일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 인생, 진짜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된다면 비교가 아닌 나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을 테다.


비교는 우리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발휘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재능을 더 풍성하게 일구는 데 방해가 된다. 나는 이것을 조금 늦게 깨달았지만 너무 늦지는 않았으니 다행이다.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이런저런 상황에서 남과 비교가 되겠지만, 그런 비교에 개의치 않아야 진정 멋진 승자가 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내가 지금까지 받았던 연구 지원금이나 원고 청탁, 강연 요청들은 대부분 내가 먼저 나서서 청한 것이 아니었다. 과거에 썼던 어떤 글이나 언젠가 했던 강연이 나는 예상하지 못했어도 누군가 또는 어떤 조직의 관심사와 공명했던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후 여러 의뢰가 들어왔다. 비교라는 함정에 빠지려는 이들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 당신은, 그리고 당신의 삶은 '오르콩쿠르(심사를 거치지 않고 미술 전람회에 진열하는 작품)'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버려야 보인다> 윌리엄 폴 영, 카시오페아, 1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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