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구름은 좋겠다
둥실둥실 떠다니며
마음껏 지도의 선을 넘고
국경도 모른 채
세상의 가장자리까지 닿을 수 있으니
오로라가 물들이는 밤을 건너고
얼음 위를 걷는 북극곰의 숨결을 내려다보며
장난감처럼 작아진 사람들과 건물들을
구경할 수 있겠지
뭉게뭉게 피어오른 솜은
해와는 손 닿을 듯 가깝고
달과는 속삭일 만큼 가까워
까만 하늘에 숨어 있다가도
푸른 하늘을 하얗게 색칠하고
붉은 저녁을 가장 먼저 맞이하겠지
구름은 좋겠다
제 기분을 숨기지 않아도 되니
기쁜 날에는 새하얗게 웃고
서러운 날에는 비를 쏟으며
온 세상 위에 제 마음을 떨어뜨리겠지
그래서 나도 구름이 되고 싶다
가고 싶은 곳으로 흘러가
하늘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마음껏 내 마음을 흘릴 수 있는
그런 구름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