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애인은
사랑이 들어가 있고
사랑에는
마음이 들어가 있지만
그 방향이 어느 쪽인지는
쓰여있지 않은 말
그래서 더 무겁고 아픈건지
오히려 더 가볍고 기분 좋은건지
그조차
어느 쪽인지 쓰여있지 않은 말
마음이 쓰이는 일은 많은데
그것이 사랑인지는 누구도 정해주지 않아
참 쉬우면서도 대단히 어려운 말
달을 보고 떠올리는
그 얼굴이 사랑인 건가
맛있는 걸 함께 먹고 싶은
그 얼굴이 사랑인 건가
행복할 때 보고 싶은
그 얼굴이 사랑인 건가
그럼
불행할 때 떠오르는 얼굴이야 말로
진정한 사랑인 걸까
아무 일도 없는데
생각나는 얼굴은
어디에 분류해야 할까
그래서 내겐 애인이
단 한 명도 없으면서 수없이 많다
그 이름들 모두
내 마음 한켠을
세도 내지 않고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