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아니라, 어떻게

일, 사람, 세상

by YOZO

우리는 치열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잠깐 멈춰서 무엇을 위해 이리도 열심인지 고찰할 필요가 있다.


대학교 4학년인 나는 주변에서 취업 준비에 골머리를 썩는 동기들을 자주 마주한다. 자격증을 준비하고, 자기소개서를 고치고, 면접을 준비하는 친구들에 비해 대학원에 가기로 결심한 나는 스트레스가 덜한 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치열함을 조금은 떨어져 바라보게 된다. 동기들의 목표는 대부분 비슷하다. 대기업, 안정적인 직장, 더 많은 연봉, 더 좋은 복지.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원하고, 그에 걸맞은 보상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욕구이기 때문이다. 다만, 주변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이 획일적인 목표를 가졌다는 사실 안타까웠다. 더 다양한 꿈을 꾸길 내심 바랐던 것이다.

물론 나 또한 그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안다. 돈을 마다하는 사람이 오히려 본인의 욕구에 솔직하지 못하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그럼에도 남들보다 많은 돈을 버는 것에 매몰되고 싶지는 않다.

요즘 들어 나는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어떤 태도로 그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지금 나는 재사용 로켓에 나사 하나라도 박고 싶다는 목표가 있고, 물론 그것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결국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도, 그 속에서 또 다른 나만의 의미를 찾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증거라고 믿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기보다 가까운 몇 명과의 깊은 관계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할 만큼의 에너지가 나에게 없다는 것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여러 시절 인연들이 생겨났다. 처음에는 그것이 아쉬웠지만 지금은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우리의 관계가 존재했음을 증명해 주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그렇게 추억 속의 인연이 될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에게 기대를 품고 때로는 실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저 내 옆에 머물러 주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하다. 우리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하필 이 시기에, 같은 공간에서, 나와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우리만의 서사를 쌓아간다는 것만으로도 그 만남은 한없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수많은 이야기들의 끝에 지금의 내가 서 있다.


세상은 때로는 우리에게 잔인하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아름답다. 때로는 버거움에 매일 아침 눈 뜨기 싫었던 시간들도 있다. 노을이 지는 순간, 달이 떠오르는 밤, 계절이 조용히 바뀌어 가는 풍경은 내가 어떤 상태에 있든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 내가 행복을 느낄 때도 불행을 느낄 때조차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세계를 온몸으로 감각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일도, 사람도, 세상도 언제나 내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갈지는 여전히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조금 느리더라도 나를 잃지 않는 방향으로.

조금 서툴더라도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는 무엇이 될지보다 어떤 태도로 살아갈지 선택하며 살아가고 싶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