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진급을 하였다는 연락을 받았다.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가장 친하게 지내던 후배가 진급을 하였다.
후배는 이제 과장이다.
5년 전 1월 나는 퇴사를 하였다.
퇴사하던 그날 나는 과장이었다.
동기보다는 아마 3년 빠른 진급을 하였던 거 같다. 진급을 할 때 갑자기 소식을 받고 진급을 하지 않겠다고 팀장에게 이야기도 하였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만 결정권이 생기는 자리였고, 그 부담감을 감당하기에는 아직 배울 것이 많은 나라고 생각을 하였다.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소규모 사업장 모든 회사에서 조기 진급은 기분 좋은 일이다.
자신의 능력이던, 사회생활의 처신을 잘하던 조기 진급은 진급을 하는 당사자의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기에 사실 기분 좋은 일이다. 다만 주변에 따가운 눈치를 이겨낼 수 있는 심적 단단함만 가지고 있다면, 진급은 누구에게나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싶다.
당시에 다른 팀에 팀장님이 진급을 거부하는 나에게 이야기 해준 말이 있다.
다른 팀장님들도, 다른 임원도 반대하지 않았으니 충분히 진급하여도 된다고 그러니 지금같이 일 하면 되니 너무 부담가지 말고, 안 좋은 소리도 신경 쓰지 말라고 이야기해주셨다.
진급을 하던 그해에는 나에게는 그전 해에서부터 주어진 아이템의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었고, 고객과 무한한 회의와 독촉을, 개선을 위한 방법을 찾는 피곤한 1년을 보내었다. 머 나 혼자 한 일은 아니지만 나는 회사의 담당자이고, 창구였기에 회사에 묶인 시간은 너무나 많았고, 가족과의 관계는 더욱 안 좋아지고 있었다. 사실 진급하던 그 시점은 약 2년의 신규 아이템이 끝나고 조금은 여유로워지는 시점이었다. 그동안 가족에게 못하였던 미안한 마음을 사과하고, 아빠로 남편으로 충실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나는
나쁜 아빠였고, 나쁜 남편이었다.
세상의 모든 일은 나에게만 있는 듯 바쁜 아빠였고, 늘 짜증과 피로에 쌓여 있는 아빠이고, 남편이니 가족에게 무한한 피해를 주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몸과 마음은 너무나 지쳤고, 아내의 용기 있는 권유로 나는 10년을 목표로 한 첫 직장을 완료하지 못하고 퇴사를 하였다. 일한 시간으로 계산한다면 아마 10년쯤은 일을 했던 거 같다. 여름휴가도 주말도 명절도 없이 열심히 일하였던 그 시간은 후회는 되지 않는다.
그렇게 해봤던 경험은 지금도 무슨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아내의 회사 생활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이해할 수 있고, 고민이 되는 일거리를 같이 생각해줄 수 있는 남편이 될 수 있었다.
1월 이맘쯤이면 마음이 뒤숭숭해진다.
먼가 하고 싶은 새로운 걸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실하고 싶은 일이 먼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는 말처럼 지겹도록 한 그 분야로 고민을 하게 되지만 이미 경력단절이고, 나이가 들어버렸다. 새로운 일을 하기에는 또 두려움이 가득 찬다.
누구도 명확한 답을 줄 수 없는 나 자신이 찾아야 하는 문제이기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만약 내가 회사를 퇴사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지, 더 나빠졌을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거와 같이 나의 지나간 선택은 이제 잊어야 하는데 생가보다 이맘쯤이면 미련이 남는 거 같다.
올해는 후배의 진급 소식을 듣고 이제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아직도 그다지 괜찮아지지 못한 거 같다.
새로운 것에 두려움이 생각하지 않는 성격이라면,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성격이었다면,
조금은 낳을 거 같지만,
내가 다 그러지 못한 성격이기에 나는 또
롤러코스터 탈 때의
업/다운 속 찰나에 느끼는 무중력을 느끼고 있는 거 같다.
그냥
"부웅~"
떠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멍하다.
머리도 아프고, 속도 좋지 않다.
그냥 피곤함을 넘어 무기력 해지는 거 같기도 하다.
이 또한 지나갈 거라고 이야기들 해준다.
그렇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만 이제는 그 여운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내가 좋아하는 거 즐길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걸 이야기하는 현재와, 마음은 또 그냥 그렇게 그 자리에 있었다면 하는 생각의 과거가 자신의 시점이 맞는다고 싸우고 있는 거 같다.
현재가 맞는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이리 1월이면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는 걸까?
올해 1월이 마지막으로 흔들리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본다.
과거의 추억에서 이제는 벗어나기를 바라본다.
내년에는 조금 더 나의 마음이 단단해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