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나 버텼다고

by 애기포도

해 뜰 날



차곡차곡 쌓으며 버텨왔던 내 창작물도 언젠가는 눈에 보이는 성과와 그간의 보상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애매한 재능은 없느니만 못하다. 저주에 가깝다.

차곡차곡 쌓아 온 성실한 결과물이 사실은 강박이었음을 알아버렸을 때 받은 허무한 감정이 너무 컸다.

운도 재능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재능이 없다. 수요 없는 절박함은 독이다.


넘버쓰리에 나온 대사 중에 (정확히는 생각 안 나지만..) 호수에 떠 있는 우아한 백조는 사실 안 보이는 물 밑에서 졸라게 헤엄치고 있다고 한다. 산다는 게 그런 거라고.


나는 무탈해 보이기 위해서, 아니 꼴에 신분상승 하고 싶어서 되지도 않게 존나게 노력하는데 어떤 이는 무탈함이 행복이고, 감사한 거라고 했다. 나 같아도 저런 사람에게만 복을 내려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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