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분내기용 소비를 하지 않는다. 물론 취미도 있고 취향도 있지만 나를 위한 선물이라던지 하는 변명의 냄새를 풍기는 고오급 탕진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합리적이고 검소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나는 돈이 무섭다. 마땅한 소비에도 벌벌 떠는 자는 가난뱅이를 벗어날 수가 없다는데 뭐.. 나는 이렇게 태어났는걸?
그렇지만 새해를 코앞에 둔 이 시점에서는 아무래도 내년에도 살아갈 힘을 내기 위해 내가 나를 좀 보살펴줘야 할거 같았다. 난 계절성 우울증에 특히나 취약해서 꼭 연말에 사고를 친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름대로 큰돈을 좀 썼다. 연초부터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고가의 물건을 일시불로 사고 혼자 파티도 했다.
아 이러니 연말이 좀 신나 지는구나. 금융치료라기엔 내가 내 돈을 썼지만 뭔가가 좀 치료되긴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