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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기포도 Nov 18. 2024

[영화] 돼지와 뱀과 비둘기(2023)

주처제삼해

돼지와 뱀과 비둘기

The Pig, The Snake and The Pigeon, 원제:周處除三害(주처제삼해)

대만 영화이지만 홍콩 감독인 황징푸(黃精甫, 황정보)가 제작한 하드보일드 누아르입니다. 진짜 많이 기계적으로 죽입니다. 그런데 잔인하기만 한 건 아니고 블랙 코미디 요소도 많이 있습니다.

✔불교 삼독( 三毒)

불교의 깨달음에 장애가 되는 근본적인 세 가지의 번뇌

'돼지와 뱀과 비둘기'는 제목부터 불교에서 착안한 영화입니다. 불교에서는 탐욕(貪慾, lobha)과 진에(瞋恚, dosa)와 우치(愚癡, moha), 줄여서 탐·진·치(貪·瞋·癡)를 삼독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돼지는 탐욕, 뱀은 분노, 새(비둘기)가 무지를 의미합니다. 근데 이건 문신만 봐도 쟈가 뱀이여, 비둘기여..라고 알 수 있습니다.

✔줄거리

4년간 숨어 살던 천 쿠이린이라는 범죄자가 있습니다. 유일한 혈육인 아픈 할머니 간호도 하고 혼자 부양해야 해서(효쁜놈) 악착같이 안 잡히고 숨어 살았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이 상황에서 폐암 4기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곧 죽을 몸.. 이젠 숨어 살 이유도 없고 자수를 하려고 하는데 경찰서를 가 보니 자신이 홍콩에서 세 번째로 나쁜 놈(지명 수배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람은 일등만 기억하고 삼등은 기억하지 않죠. 애도 아니고 시한부에, 몸도 성치 않은 놈이 왜 이런 생각을 했는가 모르겄는데 천 쿠이린은 1등과 2등 수배자를 제거하고 지가 1등 현상 수배자가 될 결심을 합니다.

갑자기 분위기 사이비

추적하던 인물 중 하나인 린 루호라는 범죄자는 신분 세탁하고 사이비 교주로 살고 있었습니다. 목숨 가지고 사람 등쳐먹더니 지들은 죽음 앞에서도 통기타 메고 찬양하며 허세 가득합니다. 정말 싫고 젤 꼴배기 싫었음.

깔끔하게 죽여줘서 고마워요! (총으로 하나씩 쏴서 죽이는데 얘들은 또 순순히 순서 기다리다가 죽어줌)

폐암을 이기는 가오

쿠이린은 분명 폐암 4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폐 이식도 어렵답니다. 그런데 계단도 잘 오르고 말도 잘합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좀 수척해지기는 합니다만 허세가 고통을 이길 수가 있냐고요.. 여기에는 비밀이 있습니다.

흑(黑)의사

과거, 대만에는 약국 간판을 걸고 총격이나 칼로 부상을 입은 범죄자를 치료해 주는 의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쿠이린을 진단해 주는 의사(퀘이칭)도 병원에 근무하지 않는 흑의사입니다. 이 사람이 뱀이랑 비둘기도 고쳐줘서,,(수의사 아님) 주인공이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스포일러)
사실 폐암은 이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사회악인 범죄자를 고쳐주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쿠이린을 암이라고 속여 자수시키려고 했던 건데 이색기가 막 나갈 줄은 몰랐던 거죠.#선의의거짓말

14년 같은 4년

쿠이린이 도피 생활을 하게 된 계기는 4년 전 있던 총격 살인사건 때문입니다. 자신이 죽인 조폭의 장례식에서 또 다른 조폭을 죽이고 형사와 몸싸움을 하다가 형사의 눈을 다치게 했습니다. 간지 작살 오프닝이었습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후, 그 형사는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충격적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지 혼자서,,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늙어버림..

왜 너만..

대만의 사형수

우리나라와 달리 대만은 사형을 집행합니다. 집행 전 최후의 식사도 하고, 담배도 한대 피우고, 마취하고 죽겠냐 물어도 봐주고,, 담당 의사가 표시해 둔 자리에 총을 쏴서 엄숙하게 죽입니다. 흉악범 사형 시키는 거 부럽습니다.

✔총 리뷰

1. 엄청 재밌진 않고, 볼 만했습니다. 폭력적인데 폼 잡기만 한 건 아니고 적당히 웃겨서 마음에 듭니다.
2. 굳이 안 나와도 될 여성 캐릭터(샤오메이)가 있었습니다. 청불 연출 때문에 필요했던 건지,, 벗겨놓기만 하고 주인공이랑 로맨스도 없고 맹하게 별 대사도 없었습니다.
3. 홍콩(광둥어)+대만어 엄청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좋아합니다.
4. 전개 확실하고 스타일리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