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전자책 출판을 준비 중이다.
업무적으로도 바쁘고 정신없는 요즘, 이것까지 할 체력이 되나? 의구심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다른 곳으로 눈돌릴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엔 너무 업무에 매몰되어서 모든 생각이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귀결됐었다. 이렇게 무언가에 집중하면 떨쳐내기 힘든 중독적 인간이라서 한번쯤 숨 돌릴 수 있도록 한템포 쉬어가는게 정말 중요하다. 어렸을 적엔 스스로 이 템포 조절을 잘 못하다보니 제 풀에 먼저 꺾여 넘어질때가 많았다. 나이가 들고 이제야 적당히 사회생활로 인식하고 나와 회사를 분리할 수 있게 된것 같아. 물론 남편이 생각 그만하라고 다그칠 정도로 여전히 업무에 잠식되고는 하지만.
에세이 북을 출간한다는 것은 결국 내 이야기를 하는거라서 오히려 이렇게 한발 떨어지는 일이 필요했다. 너무 매몰되어서 글의 씀씀이나 구성에 대해 생각할 수록 개인적인 것이 되었다. 오히려 처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위해 긴장하며 쓴 느낌의 글이 더 편하게 읽힐 정도?
이제는 내 손을 떠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출판사를 시작하신다는 이웃작가님의 글을 보게 되었다. 어쩌면 그건 운명이었다.
이미 글도 완성되었겠다 더 다른 출판사에 투고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솔직히 이야기해서 나는 돈 이야기 없이 그냥 편안하고 재미있게 내 글과 출판에 대해 논의할 사람이 필요했다. 엄청난 대중성보다 내 글이 가진 유니크함을 소중하게 여겨줄 출판사가 더 내게 필요했다.
나는 아직 글을 일로 생각하지 않는가보다.
작가를 전업으로 생각하고 생업으로 생각한다면 결국 벌이에 기울수 밖에 없겠지만… 예전에 연극 극본을 썼을 때도 그랬다. 자신이 속한 극단 대표의 의견을 피력하며 길길이 날뛰는 ex베프의 외침이 귓등에도 들리지 않았던 것은 이것이 내게 생업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쓴 대본이 상금을 위한 대회, 혹은 상업화를 위해서 누군가로 인해 난도질 되는 것을 견딜 필요가 내겐 없었다. 그렇게까지 해서 무대에 올리고 싶지 않았다. 물론 수정은 할 수 있겠지만 투자금 유치나 극단 상황 등에 맞춰 하고 싶지 않았다. 극의 주제와 캐릭터를 위한 수정이라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짜 좋아하는 일은 생업으로 삼으면 안되나보다. 나에게 있어 글이란 것은 그런 것이었다.
이번 출간 전 수정과정도 그랬으면 한다. 물론 출간이란 것은 대중에게 선보이기 위함이고 다듬는 일은 필수다. 외출하기전 원하는 이미지대로 꽃단장하듯 말이다. 그 과정이 더 세련되고 멋진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선 서로를 알아가는 일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소통을 중시하는 분을 만난 것 같아 다행이디.
나에게 글쓰기란 이렇게 이야기하고 떠들고 토론하는
것이다. 이 글을 쓰자니 오랜만에 묵혀뒀던 대본들이 생각난다. 다시 꺼내서 수정하게 되면 어떤 맛이 날지?? 일하면서 취미생활을 하긴 힘들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취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업무스트레스를 잊고 또 다른 것에 집중하며 얻는 카타르시스가 필요한 걸지도. 물론 이렇게 생각할 여유도 잘 없지만! 시간날 때 틈틈이 대본을
수정해보아야 겠다. 에너지가 굉장히 많이 들어서 집중하는데 오래걸리고 결과도 늦게 나오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