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의 아이돌

by cream

"오늘 수아 나왔어요?"

우리 반 앞을 지나던 남자선생님이 우리 반을 힐끗대다 교실로 얼굴을 빼꼼 들이밀고 질문을 한다.

" 아뇨, 아직 감기가 심하다네요"

선생님은 실망한 얼굴로 가던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아는 학교 선생님들의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젊은 싱글의 남자 선생님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1층의 아이돌 같은 존재이다.

감기 몸살에 나오지 못한 수아를 우리 반을 지나갈 때마다 찾는 선생님들을 보며 팬클럽이라도 있는 것인가 싶었다.

감기가 다 나은 수아가 등교하고 그 팬클럽들은 쉬는 시간마다 수아를 번갈아 찾아왔다.

그중 팬클럽 회장인듯한 공익 근무요원선생님은 과자까지 사들고 우리 반을 찾았다.

수아가 손을 흔들고 안녕~하면 회장님은 무장해제되어 얼굴에 웃음이 퍼지고 세상 제일

무해한 표정을 짓는다.

난 이 아이돌이 왜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을까 의아해했다.

수아는 우리 반에서 손이 많이 가는 걸로는 은우와 1,2등을 다투는 정말 밀착케어가 필요한 친구이다.

그만큼 나는 힘이 든다.

그렇다고 우리 반인 이 아이가 밉다거나 싫은 건 아니지만 솔직히 많이 힘든 건 사실이다.

힘든 면이 많은 친구지만 역시나 인기가 많은 이유도 있다.


이 아이돌의 인기를 분석해 보자면, 일단 얼굴이 밀가루를 뒤집어쓴 듯 하얗다.

예쁘장하게 청순하게 생긴 외모에 말을 잘은 못 하지만 한 마디씩 하는 말이 참 애교스럽다.

목소리 또한 가녀린 외모에 맞게 참으로 가늘고 예쁘다.

비눗방울 놀이를 할 땐 기분 좋아 한번 더~를 외치며 까르르 웃고, 졸리면 코 자! 코자~하며 잔다 한다.

공부를 하자고 책을 펼치면 시어~시어~하며 책을 덮는다.

모든 말은 끝을 살짝씩 올린다.

제일 좋아하는 병원 놀이를 할 때엔 뽀로로 인형을 눕혀 놓고 청진기를 대며 아파? 아파? 하며 뽀로로의

배에 주사를 놓아준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난 얼른 핸드폰을 꺼내 찰칵찰칵 사진을 찍는다.

정말이지 1층의 아이돌답게 인기 요소가 많다.

하얀 얼굴을 들이밀며 코자?를 연발하면 얼른 이불이라도 깔아주고 싶고 한번 더!! 를 외치면 나 역시 웃으며 그래!라고 대답한다.

아이돌에게 홀리는 순간이다.




남자 선생님들이 우리 반 수아의 팬클럽이라면 여자선생님들이 팬클럽인 남자 아이돌도 있다.

2학년의 하늘이는 오동통한 귀여운 외모에 아역모델 마냥 힙한 패션을 갖춘 친구이다.

그 친구가 셔틀버스에서 내리면 팬클럽 소속 여자 선생님들은 하늘이를 외치며 너도나도 귀여워서 어쩔 줄을 모른다.

하늘이는 그 환호성에 보답하듯 얼굴에 꽃받침을 만들어 화답하고 그다음 포즈로 손가락으로 볼을

찍으며 씩 웃는다.

그 모습에 팬클럽은 나날이 인원이 늘어간다.

나 역시 하늘이의 팬클럽이다.

그 오동통한 손목을 잡으면 목소리는 한껏 올라가서 귀여워가 자동으로 나오고 나도 모르게 어머어머 남발이다. 정말이지 그 귀여움에 더운 날 손에 들은 아이스크림 마냥 그냥 주르륵 녹는다.

공익 복무요원은 우리 반 아이돌을 원하고 난 그 반의 아이돌을 원한다.

두 친구 모두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지만 오늘도 우리는 팬심으로 하늘아 우리 반 하자,

수아야 우리 반하자 두 아이돌의 트레이드를 제안해 본다.




어떤 날은 너무 힘이 들어 이 직업을 계속할 수 있을까 진심으로 고민하다가도

또 어떤 날은 아이들의 귀여운 말 한마디에 해맑은 웃음 속에 무장해제되어 열심히 하자 싶다.

역시나 우리 반이 제일 이쁘지만 층마다 나만의 아이돌을 한 명씩 만들어서

나는 오늘도 열심히 해보자며 조용히 파이팅을 외친다.

이곳에서 조금은 힘들지만 계속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 본다.

쉬운 일이 어딨겠나.

아이들과 복작복작 지지고 볶는 결코 쉽지 않은 하루하루지만 나만의 아이돌과 꽃받침 인사를 하고 내 손을 슥~잡아주는 우리 반 아이들을 보며 다시금 힘을 내본다.



-죄송해요.글이 꽉차게 하루 늦어졌네요.

읽어주시는 분이 많이 없더라도 글 발행은 약속인데 그 약속을 못 지켰어요.

죄송합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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