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에 앉아있습니다.
산들바람은 부는데 새소리 들려 바라보니
하나 둘 참새들이 나뭇가지에 몰려드네요.
지들끼리 교통 하는 낮고 요란한 소리가
아까와는 사뭇 다릅니다.
"누구야?"
"놀러 왔겠지~!"
"알게 뭐람~!"
아마도 그러지 않을까...ㅎ
어, 지붕에도 작고 귀여운 녀석들이 있네요.
휴대폰으로 찍어도 꼼짝 안 하는 걸 보니
나를 구경하고 싶었나 봅니다. (지붕 위에 참새들이 보이나요? ^^)
탄탄한 대들보와 멋진 서까래가 있는 처마인데
제비집은 보이지 않습니다.
제비는 '빈 집에 집을 짓지 않는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세상에나! 기둥 틈새에 청개구리 세 마리가 엎드려 나를 구경해요.
바닥에 보호색을 띤 개구리 한 마리가 냉큼 틈새로 들어갑니다.
이 정자엔 사람만 쉬어가는 게 아녔네요.
새와 곤충들의 쉼터이고 개구리의 집이 되고
바람과 해님이, 밤에는 달과 별님들도 쉬어 갈 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