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서는 아이
by
여원
Sep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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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원의 브런치
30년 차 엄마의 감성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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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소리에 나와보니 옆 옆집 꼬맹이다.
아이는 기를 쓰고 우는데 깜깜하여 보이지는 않고 아이는 현관문을 치거나
번호키를 누르지만, 안에선 미동이 없다.
"아가, 왜 엄마한테 혼났어?" 물으니 우는 중에도 "예~ " 대답한다. ^^
팬티 차림이다. 아이는 우느라 몸이 뜨거웠고 머리는 땀에 젖었다.
"엄마 화나셨나 보다. 여기서 조용히 벌서고 있으면 용서해 주시지 않을까?"
"아니에요. 용서 안 해주실 거예요~!" 한다. ㅋ 문을 다시 두드리며 무섭다고 운다.
"아줌마가 같이 있어 줄게" 하니 울음을 그쳤다. 이름은 지민이, 다섯 살...
어라? 요 녀석 어른과 대화가 된다. 인성은 어릴 적부터 형성된다고 믿는 터라 나는
흥미로웠는데 우리는 그렇게 깜깜한 밤에 퍼질러 앉아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는~ㅎ
슬그머니 현관문이 열린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엄마는 걱정되었을 테지.
아니 깜깜한 밤에 아이를 내어놓았으니 엄마는 문 뒤에서 똑같이 벌서고 있었을게다.
아이를 보니 엄마 품성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가을의 전령, 귀뚜라미가 운다. 어딘가의 하늘엔 기러기도 날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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