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두 번째 여행 #2
미국으로 향하는 델타항공을 타기 위해 2018년 1월 18일 새롭게 오픈한 인천공항 2터미널로 향했다. 전날 대한항공 승무원인 친구를 통해 공항버스의 새로운 배차 시간표, 분당-인천공항 2터미널까지의 예상 소요시간 등을 팁으로 받았다. 더불어 출발하기로 마음먹자마자 바로 다음날 비행기 티켓을 결제했던 만큼 환전도 하지 못해 환전할 수 있는 곳, 유심칩을 구입할 수 있는 곳 등 사전에 인천공항 앱을 통해 확인해 두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는 것.
분당-인천공항까지는 새벽 시간 대에 출발할 경우 5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2터미널의 경우 1터미널에서 승객들과 짐을 내린 후 다시 2터미널로 향하는 만큼 최소 20~30분 정도 추가로 소요된다. 고로 1시간 10분이 족히 넘는 시간이 걸려 2터미널에 도착했고, 짐을 내리고 입성하는 데 1시간 25분 정도가 소요됐다. 친구의 팁 덕분에 조금 일찍 집에서 나서길 잘 했다.
여기까지는 무탈했으나 1층 우리은행 환전소 앞에서 일이 터졌다. 분명 며칠 전 맥북으로 우리은행 웹사이트에 로그인했었는데.. 갑자기 되지 않았다. 보안 무한 루프에 빠진 것. 20분 동안 씨름 끝에 결국 현장 가격에 맞추어 환전을 했다. 1달러에 1100원.
마냥 불행할 수만 없는 듯. 델타항공의 발권 창구는 일찍 도착한 덕에 여유로웠다. 최근 강화된 미국행임에도 불구하고 수월하게 티켓을 발권했고 티켓에는 SSSS도 찍혀있지 않았다. 웬일인지 휑~한 공항. 출국심사를 후딱 끝내고 새롭게 오픈한 2터미널 면세장으로 향했다. 새로 생긴 덕에 구경하느라 바빴고 정신을 놓고 구경하다 보니 배가 고파졌다.
다시 찾은 불행.. 라운지에서 자리를 잡고 음식을 먹으며 맥북을 하려는데.. 맥북 가방이 보이지 않는 것 아니겠는가. 기억을 더듬어 보니 출국 심사 당시 바구니에 놓고 온 것. 30년 넘도록 비행기를 탔지만 출국 심사장에 역으로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우선 라운지에 사정을 설명하고 인천공항 번호를 받았지만 통화를 하기 위해서는 내 앞에 10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출국 심사장 유리문 앞에서 톡톡 두들긴 후 사정을 설명하고 여권과 탑승권 확인 후 안으로 들어섰다. 다행히 맥북 가방은 안내 센터에 보관되어 있었고 바닥까지 떨어진 심장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부디.. 미국에서는 덜렁거리지 않기를..
일련의 에피소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탑승 시간까지 1시간이 남았다. PP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만큼 긴 대기시간에는 어김없이 라운지를 이용한다. 1터미널의 경우 KAL과 아시아나 등 선택의 폭이 넓은데 2터미널의 경우에는 딱 두 곳만 사용할 수 있으며 KAL 라운지는 사용 불가이다. 협의를 하고 있다는데.. 다음 출국 때에는 꼭 협의가 끝났으면 좋겠다.
아쉬운 대로 들어선 SPC라운지. SPC는 파리바게트, 던킨도너츠, 배스킨 라빈스 등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회사이다. 뭔가 건강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의구심을 가지고 방문한 라운지는 KAL의 새하얗고 정돈된 인테리어를 하고 있었다. 말끔한 인테리어에 우선 마음을 빼앗김. 활주로를 향하는 뷰도 공항 내부를 향하는 뷰도 썩 마음에 들었다.
빵빵한 와이파이, 적당히 다양하고 맛도 나쁘지 않은 뷔페, 자리마다 마련되어 있는 콘센트, 내부는 아니지만 바로 앞에 위치한 화장실 등 나름 갖출 건 다 갖춘 라운지였다. 대신 수용 가능 인원이 많지 않아 지금과 같이 PP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가 두 곳으로 한정된다면 성수기 때에는 라운지를 이용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