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와 함께 하는 쿠바
'퇴사 후 여행' 포스팅 조회수가 게재 3일 만에 6,000을 넘어섰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퇴사를 갈망하고, 퇴사 후 여행을 꿈꾸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 또한 퇴사를 결심하고 실행하기까지 수많은 퇴사 관련 글을 읽으며 공감했습니다. 당시 몇몇 지인이 페이스북에서 퇴사 글마다 '앨리스'의 좋아요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을 보면 저의 머리 속에는 온통 '퇴사'라는 단어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퇴사 후 여행지'가 결정된 지금은 머릿속에 여행지에 대한 생각밖에 없으며, 저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는 온통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뿐입니다. 이제 항공권, 호텔 및 에어비앤비, 여행 경로의 윤곽을 잡은 만큼 여행지에 대한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저의 퇴사 후 여행지는 '쿠바'입니다.
쿠바는 중앙아메리카 카리브 해 서부, 서인도제도에 위치한 섬나라입니다.
한국에서 직항이 없어 미국 또는 캐나다, 네덜란드를 거쳐 들어가야 되며, 한국과 수교가 되지 않아 쿠바에 도착하면 별도의 여행자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까다로운 여행지랍니다. 캐나다 항공사를 이용하면 항공권과 함께 여행자 카드가 발부된다고 하는데 저는 미국을 거쳐서 쿠바로 갈 예정이라 별도로 구입해야 합니다.
쿠바는 열대성 기후로 사계절 내내 여름이라고 봐도 무방하기에 제가 도착할 때쯤이면 한국은 쌀쌀해도 쿠바는 따뜻할 예정입니다. 캐리어 한 편에 여름옷이 가득합니다. 물론 수영복과 함께.
저에게 여행의 묘미를 알려준 중학교 동창은 지금 외교관이 되었으며,
저에게 체 게바라를 알려준 초등학교 동창은 지금 기자가 되었습니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잘 지내고 있겠죠.
우리는 본의 아니게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쿠바를 행선지로 선택하게 된 계기도 이와 관련 있습니다. 초등학교 동창의 막연한 체 게바라 사랑으로 체 게바라 평전을 읽게 되었고, 남자 친구의 체 게바라 행보를 따라간 중남미 여행기를 들으며 쿠바행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메마른 가슴에 열정을 안겨줄 문구를 기억하며.
- 체 게바라 -
저도 남자 친구의 경험을 바탕으로 용기 내 체 게바라의 여행 경로를 따라 여행하고 싶었지만, 모험심보다는 안전을 추구하는지라 비교적 안전한 버스 경로로 쿠바 하바나에서부터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여행 계획을 위해 언제나와 같이 론리플래닛을 구입했는데 운명의 장난도 심하지. 개정판이 10월에 출간되어 9월에 가는 저는 2015년 판 8번째 에디션으로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여행책자를 보더라도 구글맵과 크로스 체크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긴 합니다. 하지만 론리플래닛을 수집하는 입장에서는 아쉽. 2017년 판 9번째 에디션 표지가 더 예쁜데 말입니다.
저도 저의 자리에서 다시 빛을 낼 그날을 위해 잠시 쉽니다.
혁명적 낭만주의자들의 나라, 쿠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는 지금 떠납니다. 더 이상 이상이 아닌 현실을 바라보고, 다시 마음의 불을 지피고자. 전진하고자.
- 체 게바라가 자녀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체 게바라 평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