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나머지 날>에서
겨울에는 뒷산에 눈이 내리는 곳이면
소복소복 하얀 새가 날개를 접는다
사라락 사라락 나뭇잎을 지나
소르르 내린 눈 위에 다시 내리면
눈 위에 포갠 눈
손 위에 포갠 손
눈송이 쏟아지는 하늘을 본다
소리 없는 새 발자국 틈새에 몸을 뉘면
온기 위에 온기
입술 위에 입술
따뜻해서 사라지는 것들이 하얗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