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47
암튼 지금 급박하게 출근 중인데, 망할 롤드컵+캔맥주+늦잠...
암튼 지각하면 스트레스를 받을거고, 그 스트레스는 담배로 풀자는 소심한 상상이 되었다.
그리고 방그 소심한 상상이라고 쓰자마자 '감히 내 욕구를 소심한 이라고 했으니 무시한 댓가는 점점 커져서 금연을 이겨낼 것이다!'라는 중2병같은 상상도 더해졌다.
담배를 안피니까 심리적으로도 뛰는 거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아침부터 미친듯이 질주했다 진짜....
07:58
겨우 제때 잘 도착했다.
평소에는 아무일도 없더니 꼭 이렇게 급한 날에는 버스가 없고, 지하철 연착돠고 ㅋㅋㅋㅋ 진짜 과학이다 과학...
암튼 급하게 오면서 담배 필 시간도 없는거긴 하지만, 만약 있었더고 한들 '나 담배 참고있어'라고 말하는 상상...ㅎㅎㅎㅎㅎㅎㅎ
4일 19시간째다 벌써.
'금연 4일차입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라는 문구를 이미 담배를 또 다시 물면서 본 경우가 많았는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새삼 기분 좋네.
그러고보니 금연하는 매 순간순간, 하루하루를 넘길 때마다 나는 조금씩 더 나은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는 상상을 많이 했었는데....
난 바로 어제, 방금 몇 분보다 더 나은 인간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09:44
어쩌다 저 멀리 흡연구역에서 퍼져오는 담배연기는 역하기보다는 구수하게 느껴진다. 흑흑.
물론 담배 쩐내는 그지같겠지만!
구수하다고 쓰니까 또 자기합리화가 용기를 얻어서 빼꼼 고개를 내미는게 느껴진다. 뿅망치로 두더지잡기하는 것처럼 후려쳐벌라.
10:23
30분까지 근무서고 올라가면 30분정도 쉬는시간 텀이 생긴다. 보통 그 때 담배를 피다보니 이번 근무 끝나고 올라가서 한 대 피는 상상을 했다.
이렇게보니까 매번 습관처럼 해온 모든 것들과 매순간 순간이 장애물이고 유혹이다.
절레절레
이제 날 유혹할 강력한 순간들이 뭐가 있을 까.
종균이형이랑 피는 거 정도일까나.
아니면 엄청 섹시한 여자가 담배 피냐고 물어보는 순간일까?
근데 이런것들로 무너지기엔 너무 아깝다.
정말로다가.
지금 기세 잘 타고 있다 아자아자
10:40
시설팀이 사무실에 있고, 나는 쉬는 시간이라 널널할 때 슬쩍 나가서 담배를 피곤했다. 오랜만에 사무실에 넉넉히 쉬고 앉아있으려니 슬쩍 흡연욕구가 고개를 내민다.
사소한 매 순간순간의 유혹. 신기할 정도다.
심지어 별 것도 아닌 순간의 쌓임들이다.
10:55
권기사님이 담배 피자고 했는데 뿌듯하게 거절했다. 난 최고야 흐흐흐
15:53
벌써부터 다음 타투는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금연한 지 1년이 되는 날 금연타투를 박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거기다대고 흡연욕구가 그 밑에 금연일자를 딱 타투 받는 날까지로 적는 상상을 했다.
예를 들면 (2019.10.01 ~ ing)가 아니라 (2019.10.01~2020.10.01) 이런식으로 말이다.
23:02
롤드컵 skt vs rng 의 경기.... 진짜 지렸다..
다음엔 꼭 직관간다 ㅜㅜㅜ
아무튼, 퇴근전에 담배피러 가자는 민재 요청 깔끔하게 거부하고 으스댔더니 진호형이 자연스럽게 무시하는데 장난인건 알지만 쪼끔 울컥했다. 이 울컥은 '쪼끔 열받았지? 담배피러가자!'라고 속삭이는 멍청한 자기합리화가 튀어나오게 하는 변명거리였고.
이왕 이렇게된거 끝까지 안 피겠다 이거야.
반전을 날려주겠으-! 짜아식들!!(주먹주먹주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