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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KGOD Oct 16. 2019

금연과 일기

8일차

15:55

오늘은 일어나고 나서 딱히 흡연욕구가 일은 적이 없다.

옥상이 올라가서 빨래를 걷어와도, 배부르게 밥을 먹고나서도 말이다.

되려 여기서 쓰면서 상상이 조금 되가지고 슬쩍 올라오네.

이렇게 금연 하는 걸, 끊었다고 표현하지 말고 참고있다고 말하는게 더 멋있는 거라고 어디서 들었는데 완전 공감한다.

그게 맞는 것 같다.

막상 담배 연기가 싫어질 정도로 오래 끊은 사람도 하나 물리기 시작하면 답 없을 게 눈에 훤하다.

첫번째 사진의 '저는 매일 승리하고 있습니다!'

이게 내가 금연을 시작한다면 생각했던 가장 베스트였다.

어차피 언제든 필 수 있는 흡연자가 되었다면, 이걸 안 피고 있는 매일매일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있는거라고.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18:45

출근완료!

오랜만에 재형이 앉아있고, 책상에 담배갑 굴러다니고, 팀장님 와계시고, 이제 곧 퇴근겸 막담을 피러갈 시기라는 걸 내 몸이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 틈을 놓치지않고 또 가슴안쪽 부근에서 꿀렁 거리며 흡연충동을 자아냈다.

하지만 여유롭게 무시.

몇 일 됐냐는 장기사님의 물음에 일주일차라고 대답하는

내가 자랑스럽다 ㅎㅎㅎㅎㅎㅎ


01:56

야식을 먹고 쓰레기도 버리고 올 겸, 권기사님이랑 장기사님이랑 바람을 쐬러나왔다.

권기사님은 담배를 여유롭게 핀다.

나도 야식 두둑히 먹은 참이라 살랑살랑 땡기지만, 찬공기 맡으면서 여유롭게 넘기는 이 기분 ~ 나쁘지않다.


07:56

근무 교대하는 틈틈히, 출근하는 재형이, 꼴초 종진이형 등등을 보면서 소소한 흡연충동이 일었지만 가볍게 넘기기.


08:28

퇴근길.

누군가에게는 출근길일 곳에서 길빵 하는 아저씨를 나도 모르게 극혐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쳤는데 흔들리는 눈동자를 보았다.

사람이 드문 길가나, 늦은 밤 유흥가 거리에서 길빵하던 지난 날을 반성해본다...

아마 한동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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