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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KGOD Oct 17. 2019

금연과 일기

9일차

18:45

출근완료.

퇴근 직전의 재형이를 가만히 내려다보는데 뜬금없이 흡연욕구가 올라왔다.

담배를 하도 같이 많이 핀 놈이라 그런가.

그러고보면 본격적으로 내 돈주고 담배 사서 피기 시작한게 얘랑 홍대에서 같이 일할 때다.

내가 50일 끊으면 얘도 끊는다고 방금 확답 받았다.

원래는 40일인가 그랬는데 쫄보가 따로없다.

암튼 얘도 금연시킨다.


19:29

근무 중인데 한 여자 외국인 손님이 성냥을 달라고했다.

있던 기억이 나서 구해다 줬더니 정문앞에서 피길래 정중히 안내를 해줬는데, 그 짧은 사이에 맡은 담배냄새가 날 흔들었다. 아직 역하게 느껴지려면 멀었나봄...

성냥 달라고 한 상대가 마침 지연씨길래 틈내서 이번 기회에 재형이 끊게 한다니까 그 사이에 기억 하나가 끼어든다.

내가 전에도 이렇게 끊게 하려다가 실패했었는데, 그 기억이 기세등등해서 나타난 것이다.

이거 약간 전독시의 '무대화'같은 느낌임.ㅋㅋㅋㅋㅋㅋ


19:41

방금 익산 놀러가서 다능이랑 담배 피는 상상했다. 고 사이를 못참고 치고 올라오네.

다행인건 자연스럽게 내가 거절하는 상상이 뒤라 왔다는 것.


23:56

어제인가부터 가래가 자꾸 있다.

몸에 있던게 정리되고 있는 건지, 아님 자꾸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서 그런지 모르겠다.

이 틈을 타고 흡연욕구가 치고 올라오긴 했다.

'피나 안피나 가래 있는 거 걍 피자!'

이쯤되면 존경스럽기 까지하다..;


01:42

야식으로 작은 라면 두개먹고 국물이 남아서 버리러 나가려는데, 쭈아압 담배를 피고 싶은 충동이 명치께에서 꿀렁했다.

근데 요즘 몸이 꿀렁대는 이 감각이(흡연욕구) 예전만 못하다.

근데 이렇게 쓰는 것도 웃긴게 아직 9일차....ㅎ


08:36

퇴근길에 횡단보도에서 담배 연기 뿌리는 아저씨를 봤다.

진짜 개꼴보기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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