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나의 그림
내 안에 큰 바다가 출렁인다
비좁은 방에서 살 부딪치며 살아도
태풍이 지나가고 하늘이 열릴 것을 안다
구멍 난 지붕 위로 비가 스치면
검은곰팡이가 즐거운 듯 솜털 이불을 만들고
우리는 물 한 바가지를 나눠 마시며
콩깍지가 열린 다음을 속삭인다
가진 거라곤 갈아입을 옷 한 벌
연두에서 흙빛으로 바뀌는 동안
안내자 없이 길을 나서는 초보 항해사
파도에 휩쓸리고 찢기며 별자리 읽는 법을 깨닫고
우뚝 솟은 봉우리를 만난다
내 안에 넓은 땅이 숨 쉬고 있다
파릇한 어린잎이
여름 한낮 소나기를 맞으며
짙푸른 잎사귀로 땅을 덮는 것처럼
진흙탕을 구르다 썩어 없어진대도
비둘기에 먹혀 사라진대도
내게서 또 다른 나로
숨이 멈추지 않을 것을 안다